국립전통예술고등학교에서 최근 6년 동안 12건의 자살 시도와 자해 사건이 발생했지만 학교 측은 뒤늦게 전문상담교사를 배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재학생 3명이 숨진 부산 브니엘 예고 사태가 발생하며 예술계 학생들의 심리적 위기 문제가 드러난 가운데, 지원 체계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국립전통예고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까지 심리적 위기 학생 발생 건수는 총 12건이다. 연도별로는 △2020년 4건(자살시도 2·자해 2) △2021년 1건(자해) △2022년 1건(자해) △2023년 3건(자살시도 2·자해 1) △2024년 2건(자해) △2025년 1건(자해) 등이다. 이중 다수의 사례가 한국음악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서 발생했다.
지속적인 위기 학생 발생에 국립전통예고 측은 개인 상담과 학급 단위 관계 회복 프로그램, 생명존중교육 등을 운영해 왔지만, 전문 상담 인력 배치는 미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이전까지는 교내 상담 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았으며, 2020년부터 2년 간은 전문상담교사가 아닌 상담 자격증을 가진 일반 교과 교사가 상담을 전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교에 전문상담교사가 배치된 것은 2022년 이후다.
예술계뿐 아니라 교육계 전반에서도 심리적 위기 학생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지만, 대응 체계는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 교육통계분석자료집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문상담교사가 1명 이상 배치된 학교의 비율은 고등학교가 64.9%, 중학교가 57.5%, 초등학교는 34.5%로 여전히 저조하다. 최근 자살 시도·자해 학생 수가 증가하자 서울시교육청은 관내 모든 학교에 전문상담교사를 배치하는 내용이 담긴 ‘서울 학생 마음건강 증진 종합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기헌 의원은 “예술계 학생들의 심리적 위험은 지속적 문제임에도, 현재 지원 체계는 여전히 부족하다”며 “예비 예술인들이 겪는 심리적 위기는 특정 학교만의 문제가 아니므로, 신속한 대응을 위해 상시적 안전망과 상담인력·예산 확충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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