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시민들의 교통비 부담 완화와 생활물가 안정 대책의 하나로 오는 11월 1일부터 을숙도대교와 산성터널 출퇴근 시간대 통행료를 면제한다. 전국에서 유료도로가 가장 많은 부산시가 시민 체감형 교통복지 정책을 본격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형준 시장은 23일 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박 시장은 “토·일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한 평일 오전 6~9시, 오후 5~8시 각 3시간씩 두 도로를 통행하는 차량의 통행료를 전면 면제한다”며 “별도의 사전등록이나 절차는 필요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부산에는 현재 수정산터널·을숙도대교·거가대로·부산항대교·산성터널·천마터널·광안대로 등 7개의 유료도로가 있다. 이중 시는 대중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서부산권의 을숙도대교와 산성터널부터 우선 적용하기로 했다. 시는 효과를 분석한 뒤 향후 2년 내 나머지 유료도로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시는 두 유료도로의 통행료 면제에 따른 손실 보전금을 연간 125억여원으로 추산했다. 거가대로를 제외한 6개 유료도로의 손실 보전금 규모는 연간 300억여원으로 추정했다. 손실 보전금은 올해 630억원으로 책정된 일반회계 재정지원금으로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시내버스 준공영제 등 대중교통체계의 효율화, 합리화할 예정이다.
이번 조치는 시의 단계적 ‘유료도로 통행료 완화 전략’의 연장선이다. 박 시장은 취임 직후인 2021년 전국 최초로 유료도로 연속통행 할인제를 도입했고 2022년에는 이를 전체 유료도로로 확대했다. 지난해 8월에는 백양터널 무료화를 결정해 올해 1월부터 시행했다. 또 가락요금소 출퇴근 시간 통행료 지원책도 내년 6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시는 이번 결정이 시민의 요구와 조경태 국회의원 등 정치권의 건의를 종합적으로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을숙도대교와 산성터널은 대중교통이 부족해 시민 불편이 컸던 지역”이라며 “이번 면제가 시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시는 오는 추석 연휴(10월 4~7일) 나흘 간 시내 모든 유료도로의 통행료를 한시 면제하기로 했다. 박 시장은 “부산이 전국에서 유료도로가 가장 많은 도시라는 오명을 벗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교통 복지 도시로 나아가겠다”며 “더 많은 시민이 편리하고 경제적으로 부산의 도로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