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주요 공항들이 사이버 공격 여파로 이틀째 운항 차질을 빚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21일(현지 시간) 독일 베를린, 영국 런던, 벨기에 브뤼셀 등 공항에서 체크인 키오스크와 수하물 처리 시스템이 마비돼 직원들이 수작업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런던 히드로 공항은 승객들에게 출발 전 항공편 운항 여부를 반드시 확인할 것을 권고했고, 브뤼셀 공항은 아예 예정된 출발편의 절반가량을 취소해달라고 항공사들에 요청했다.
문제의 원인은 지난 19일 밤 발생한 사이버 공격이다. 이로 인해 미국 업체 콜린스 에어로스페이스의 소프트웨어인 ‘뮤즈’(MUSE) 프로그램이 다운됐다. 이 프로그램은 전 세계 여러 공항에서 항공사들의 체크인, 탑승, 수화물 등을 처리할 수 있는 전산 시스템을 제공한다.
유럽 전체 일일 항공편 규모에 비하면 취소 건수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그러나 이번 사태는 주요 기술 공급업체에 문제가 생길 경우 공항과 항공사 운영이 얼마나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아자 라비브 EU 평등·대비·위기관리담당 집행위원도 엑스(X·옛 트위터)에 “유럽 전역을 마비시킨 이번 사이버 공격은 오늘날 위협이 실존적이고 복잡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우리는 모든 상황에 준비가 되도록 위기대비에 투자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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