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황금주를 행사해 US스틸의 미국 내 공장 가동 중단을 저지했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US스틸은 이달 초 일리노이주 그래니트시티 제철소의 공장 가동 중단 계획을 근로자들에게 통보했다. 그러나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직접 US스틸 데이비드 브리트 최고경영자(CEO)에게 연락해 “계획을 인정할 수 없다”고 전했고, US스틸은 이후 “일리노이주 제철소에서 생산을 지속할 수 있어서 기쁘다”는 성명을 발표하며 계획 철회를 시사했다. 이런 변경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과정에서 미 정부가 보유하게 된 황금주 권한 때문에 가능했다. 황금주는 경영의 중요 사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올 6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조건부로 허용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일본제철은 미국이 제기한 안보상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국가안보협정을 체결하고, 미 정부에 황금주를 발행했다.
100년 넘게 운영돼온 그래니트시티 제철소는 연간 300만톤(t)의 강판을 생산할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US스틸은 지난 2023년 이 제철소에서의 철강 생산을 중단하고 다른 제철소에서 생산된 강철판을 가져와 압연하는 공정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황금주 권한 행사는 미 철강 노동자들의 반발을 의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 US스틸 매각에 반대하며 전미철강노조(USW)로부터 지지를 받았다.
일본 언론들은 향후 US스틸의 재건을 위한 일본제철의 계획들이 미국 정부의 개입으로 틀어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닛케이는 “이번 미국 정부의 강한 압력은 생산 재편 등의 국면이 닥쳤을 때 경영 판단이 어려워질 수 있음을 드러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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