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규제 당국이 자국 기술기업들에 엔비디아의 최신 중국 전용 인공지능(AI) 칩 구매를 전면 금지했다.
17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 인터넷정보판공실(CAC)은 이번 주 바이트댄스, 알리바바 등 주요 중국 정보기술(IT) 기업들에 엔비디아의 중국 전용 신형칩 ‘RTX 6000D’의 테스트와 주문을 즉각 중단하라고 통보했다. 당초 수만 개 구매 의사를 밝혔던 일부 기업은 CAC 지침 이후 관련 작업을 모두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RTX 6000D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7월 중국 방문 당시 처음 공개한 제품으로 AI 추론 작업용으로 제작된 칩이다. 올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또 다른 중국 전용칩 H20의 수출을 금지하자 엔비디아가 공백을 메우기 위해 개발한 대체품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결정으로 현지 시장에 안착하지 못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는 자국 반도체 산업을 육성하고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려는 전략적 판단으로 분석된다. 중 당국은 이에 앞서 자국 기업들에 H20 구매를 자제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H20에 이어 RTX6000D로 한 층 명확한 중국측 조치가 취해진 셈이다. 한 중국 기업 임원은 “(당국의) 메시지가 이제 더욱 분명해졌다”며 “이전에는 지정학적 상황이 나아지면 엔비디아의 공급이 재개될 것이라는 희망을 가졌었지만 이제는 국내 시스템 구축에 모두가 매달려야 한다”고 FT에 말했다.
다만 이번 결정의 파급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RTX 6000D 성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현지 수요가 예상보다 크지 않다는 분석이 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RTX 6000D는 성능 대비 가격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중국 고객사들로부터 큰 관심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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