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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조이자 크기 줄여 '상급지 입성'…개포·역삼·목동 소형아파트 신고가

■속도 높이는 머니무브

대출 6억 제한에 자금조달 어려워

중대형 대신 전용 59㎡ 매매 활발

역삼·개포 3.3㎡당 평균 1억 넘겨

"결국 중대형 가격도 밀어올릴 것"

서울 남산타워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뉴스1




부동산 시장에서도 핵심지로 갈아타는 머니무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대출 총액을 6억 원으로 제한하는 6·27 대출 규제 발표 이후 강남구 등의 지역에서 소형 주택형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용 84㎡ 이상 중대형 주택형은 매물과 매수 문의가 적은 반면 소형 주택형에 매수세가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대출 가능 금액이 크게 줄면서 자금 조달이 어려운 수요자들이 집 크기를 줄여서라도 고가 주택 단지로 이동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역삼동 ‘역삼푸르지오’ 전용 59㎡는 지난달 29일 29억 5000만 원의 신고가에 거래됐다. 이는 6·27 대출 규제 전보다 4억 원이나 오른 가격이다. 반면 같은 단지 전용 84㎡ 매매 거래는 6월 30일을 마지막으로 뚝 끊겼다. 역삼동 A중개업소 대표는 “전용 84㎡ 매물은 저층 호가가 32억 원”이라며 “수요자들이 ‘똘똘한 한 채’ 선호로 양극화가 심해지는 것을 목격한데다가 규제로 인해 대출 한도도 축소돼 어떻게든 각종 현금 여력을 다 끌어모아 소형 주택형이라도 들어가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강남구 개포동에서도 전용 59㎡ 이하 소형 주택형의 인기가 높다. 개포동 B중개업소 대표는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전용 59㎡가 이달 초 31억 5000만 원에 거래됐다”며 “직전 신고가보다 5000만 원 오른 가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급매물이 나오는 족족 소형 주택형은 매매가 이뤄지는 상황이고 중대형 매물은 가격이 높아서 매수세가 뜸하다”며 “중대형 주택을 살 사람은 이미 규제 전에 다 매수했다”고 덧붙였다. 개포자이프레지던스 전용 84㎡는 지난달 35억 5000만 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이는 직전 월 거래보다 낮아진 가격이다.

개포동 성원대치 2단지 전용 39㎡도 규제 전인 6월 25일 13억 5000만 원에 거래됐으나 최고가 경신을 이어가면서 지난달 25일에는 15억 4000만 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인근 중개업소에 따르면 이 단지는 재건축 기대감도 가격에 영향을 미쳤다. 당초 리모델링을 계획했던 이 단지는 이달 20일 리모델링 주택 조합 해산을 위한 임시총회가 예정돼 있다. 규제 완화로 용적률 상향 및 사업성 개선에 대한 기대감에 재건축으로 선회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재건축 기대감이 높아지며 연일 신고가를 찍고 있는 양천구 목동에서도 비슷한 거래 양상이 포착된다.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14단지 전용 71.37㎡는 이달 4일 직전 최고가 대비 2억 원 오른 20억 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도 전용면적 83㎡ 이상 주택형은 7월 이후 거래가 없다. 목동 C중개업소 대표는 “대형 주택형은 매물도 거의 없고 가격이 35억~40억 원에 육박하다 보니 대출을 최대한 받아 4인 가구가 방 2개짜리 소형 주택형을 매수하기도 한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다 보니 실거주가 필수인데 좁은 집에서 2년 버티고 재건축될 때까지는 전세를 놓으려는 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목동신시가지 7단지 전용 53㎡는 이달 2일 22억 5000만 원에 계약이 이뤄졌다.

장소희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부동산전문위원은 “집 크기를 줄여서라도 상급지를 가겠다고 하는 심리는 가격 급등기에 반복되는 흐름”이라며 “6·27 대출 규제 전 올해 상반기 거래에서도 반포·잠원동 아파트 가격이 급격히 오르면서 대형 대비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전용 59㎡ 거래가 많이 체결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출 규제로 가격이 낮은 소형 주택형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 대형 주택형 가격의 하방이 지지되면서 장기적으로 대형 가격도 함께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민간 아파트 분양시장에서도 대출 규제로 인한 자금 조달 어려움으로 전용면적 59㎡의 청약 경쟁률이 ‘국민주택형’으로 불리는 전용 84㎡보다 높게 나타나는 추세다. 이달 분양평가 전문회사 리얼하우스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25일 모집공고 기준 전국 민간 아파트 분양에서 전용 59㎡의 1순위 평균 경쟁률은 19.2대1로 84㎡(5.5대1)의 3배를 웃돌았다. 이 기간 수도권은 59㎡가 28.3대1, 84㎡는 4.8대1로 경쟁률 격차가 더 컸다.

"방 하나 줄여서라도 강남 "…개포·역삼·목동 소형아파트 신고가[집슐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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