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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 만들게 함구하라 했다" 폭로에…李, 외부기관 조사 지시

김용진 해경청장 "책임감 느껴"

“윗선서 진실 은폐 시도” 주장

해양경찰청 진상조사단 구성

경례하는 김용진 해양경찰청장 (인천=연합뉴스) 임순석 기자 = 15일 인천 서구 인천해양경찰서에서 엄수된 ‘해양경찰관 고(故) 이재석 경사 영결식’에서 김용진 해양경찰청장이 헌화 후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용진 해양경찰청장이 이달 11일 갯벌에 고립된 70대 중국인 남성을 구조하다 숨진 해양경찰관 사건과 관련해 책임을 지고 사의했다. 이날 숨진 해양경찰관의 동료들은 ‘인천해양경찰서장이 사건에 대해 은폐를 시도했다’고 폭로했다.

15일 김 청장은 “순직 해경 사건 관련 (이재명) 대통령님의 말씀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 사건의 진실 규명과 새로운 해양경찰에 도움이 되고자 사의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해경이 아닌 외부의 독립적인 기관에 맡겨 엄정히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김 청장이 사의를 표명한 이유는 이달 11일 발생한 인천해양경찰서 영흥파출소 소속 고(故) 이재석(34) 경사 사건이 영향을 미쳤다. 이 경사와 사고 당일 함께 당직 근무를 했던 동료 4명은 15일 오전 인천 동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그간 영흥파출소장으로부터 이 경사를 ‘영웅’으로 만들어야 하니 사건과 관련해 함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파출소장이 부하 직원들에게 유족을 보면 ‘눈물을 흘리고 아무 말 하지 말고 조용히 있어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파출소장이 처음 함구를 지시한 게 실종된 이 경사가 구조된 뒤 응급실로 이송 중이던 때”라며 “파출소장이 영흥파출소로 사용하는 컨테이너 뒤로 저희 팀원과 수색으로 비상소집된 다른 팀원들을 불렀고 서장 지시 사항이라는 내용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 경사는 이달 11일 오전 2시 7분께 드론 순찰을 하던 업체로부터 ‘갯벌에 사람이 앉아 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혼자 현장으로 이동했다. 이 경사는 갯벌에 있던 70대 중국인 A 씨를 구조하는 과정에서 물이 허리 높이까지 차오르자 자신이 입고 있던 구명조끼를 벗어 A 씨에게 건넸다. 이후 육지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실종된 이 경사는 6시간여 만에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사망했다. 해경 훈령 ‘파출소 및 출장소 운영 규칙’에 따르면 순찰차 탑승 인원은 2명 이상이어야 했지만 이 원칙은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구조 과정에서 이 경사가 무전으로 추가 인원 투입을 요청했지만 이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 무전 녹취 기록에 따르면 이 경사는 2시 42분께 추가 인원이 필요하냐는 파출소 근무자의 질문에 “물이 차올라서 조금 필요할 거 같기는 하다”며 “일단 제가 한번 들어가 보겠다”고 말했다.

동료들은 당시 팀장이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않아 사고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사고 당시 팀원들은 팀장으로부터 오전 3시까지 휴식하라는 지시를 받고 쉬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팀원은 “당시 상황으로 팀장이 (우리를) 깨운 적이 없었고 오전 3시에 휴게 시간을 마치고 복귀한 뒤에야 ‘경찰관이 위험해 보인다’는 드론 순찰 업체의 연락을 받았다”며 “휴게 시간을 마치고 컨테이너로 복귀한 팀장은 이 경사의 상황을 전혀 공유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후 오전 3시 9분께 “물이 많이 차 있다”는 드론 업체의 지원 인력 요청을 받은 다른 파출소 직원들이 현장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 측은 “해양경찰청은 그간 유족에게 CCTV, 무전 녹취록, 드론 영상 등 현시점에서 가능한 관련 자료 일체를 제공했다”며 “관련 의혹과 의문에 대해 객관적이고 정확한 조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외부 전문가 6명으로 어제 진상조사단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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