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가 수도권 남부의 새로운 IT·주거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동탄과 판교 접근성이 좋고 주거 가격 경쟁력이 높아 첨단 개발·연구 기반의 1인 가구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수원시 아파트 평균 가격은 최근 2년간 평균 10% 내외로 오르는 등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수원시 팔달구의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5억 1512만 원으로 2년 전인 2023년 동기 대비 11.8% 올랐다. 영통구는 7억 3963만 원으로 10.05% 상승했다. 수원시 전체로 놓고 보면 평균 매매가는 5억 6634만 원으로, 8.3% 오른 수준으로 나타났다.
수원 아파트에 수요가 몰리는 이유는 판교와 분당 대비 상대적인 가격 경쟁력이 주된 요인으로 꼽힌다. KB국민은행 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영통구 국민주택형 84㎡ 기준 평균 매매가는 약 7억 1700만 원, 팔달구 5억 4500만 원, 장안구 5억 2900만 원, 권선구 4억 6200만 원 수준이다. 판교와 분당이 같은 면적 기준 12억~15억 원대에 형성돼 있는 것과 비교하면 30~40% 낮은 셈이다.
수원 아파트 가격 상승을 견인하는 건 1인 가구다. 수원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수원시 가구 수는 54만 2309가구로 집계됐다. 2023년 8월 말 53만 4722가구와 비교하면 2년 만에 약 1만 2000가구가 증가했다. 전체 가구의 40%가 1인 가구로, 전국 평균(33% 내외)을 웃돌며 단독 거주 비중이 높은 도시로 자리 잡았다. 이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과 광교 테크노밸리, 경기 R&D센터 등에서 첨단 연구·개발 인력이 꾸준히 유입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GTX-C 정차가 확정되면서 서울 삼성역까지 20분대 이동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연장 사업도 추진 중이다. 교통 호재 덕에 1인 가구가 더 증가할 가능성도 크다. 직주근접 수요가 늘면서 젊은 전문직 중심의 안정적인 주거 수요로 이어진다는 평가다.
다만 단기 가격 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권선·팔달 지역은 전세 수급 불균형이 나타나고 있으며 예정된 신규 입주 물량도 상당하다. 내년 1월 팔달구 지동에는 수원성중흥S-클래스(1154가구) 입주가 예정돼 있고, 8월에는 권선구 세류동에는 매교역팰루시드(2178가구)가 입주한다. 또 2027년에는 장안구에 북수원이목지구대방디에트르더리체(768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같은 해 영통자이센트럴파크(580가구)와 서광교한라비발디레이크포레(285가구) 등이 입주를 기다리고 있다.
생활·상업 인프라도 확충되고 있다. 광교호수공원, 수원화성, 경기아트센터가 대표적인 문화·여가 자원으로 자리잡았으며, 2021년 문을 연 롯데백화점 타임빌라스가 지역 상권을 키웠다. 최근에는 스타필드 수원점도 문을 열었다.
건설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원은 교통과 산업, 주거, 문화 인프라가 결합해 복합 성장 도시로 진화하는 중”이라며 “다만 공급 조율, 구도심 격차 해소, 교통 혼잡 완화가 뒤따라야 수도권 남부의 지속 가능한 중심지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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