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17일로 예정된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사업권 매각 시한을 다시 한번 연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과 중국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네 번째 무역회담 테이블에 마주 앉았지만 틱톡 문제를 매듭짓지 못한 채 한 차례 연장으로 기우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14일(현지 시간)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 등 양국 대표단은 이날 마드리드의 스페인 외교부 청사에서 4차 무역회담의 첫날 회의를 가졌다. 총 6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는 무역과 안보 현안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았으며 틱톡 매각 문제도 테이블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소식통은 “미중이 (마감 시한인) 17일까지 틱톡 매각 문제의 결론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며 시한 연장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틱톡 매각 시한은 당초 올해 1월 19일이었지만 현재까지 세 차례 연장됐고 이번에 늘어나면 총 네 번 연장되는 셈이다.
자국 내 틱톡 금지법까지 제정한 미국은 중국을 압박하고 있지만 중국은 틱톡 매각을 주권 침해로 간주하고 법적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중국은 가을 수확철을 맞아 수출 확대가 시급한 미국 농가의 대두 문제를 건드리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5일 “미국 농가들이 무역 갈등 때문에 수십억 달러의 대두를 판매할 기회를 놓치고 있다”는 내용의 사설을 내놓기도 했다. 양국 간 협상이 길어질수록 미국이 더 불리하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4차 무역회담의 핵심 현안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두고도 거친 힘겨루기가 이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이 ‘홈그라운드’인 베이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갖는 것을 자신들의 중대한 외교적 승리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의 이러한 속내를 간파한 미국은 ‘중국이 먼저 양보를 하지 않으면 정상회담은 없다’며 버티고 있는 상황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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