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의 세계적 테니스 스타 노바크 조코비치가 반(反)정부 시위 지지로 고국에서 ‘배신자’ 낙인이 찍힌 가운데 그리스 이주설이 확산하고 있다.
13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세르비아 국민 영웅 조코비치가 최근 그리스 수도 아테네에서 집을 보러 다니는 모습이 목격됐다.
그는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와도 만났으며 자신이 주최하는 테니스 대회 거점을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아테네로 옮겼다. 특히 조코비치가 자녀들을 그리스 학교에 등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가 세르비아를 떠나는 게 아니냐는 추측에 힘이 실렸다. 이는 세르비아 친정부 언론이 반정부 시위를 지지한 조코비치를 ‘배신자’로 부른 후 벌어진 일이라고 더타임스는 설명했다.
세르비아는 지난해 11월 북부 도시 노비사드의 기차역에서 지붕이 무너져 16명이 숨진 사고가 일어난 후 반정부 시위로 들끓고 있다. 이 사고는 부패한 정부의 발주 계약 탓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조코비치는 지난해 12월 시위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젊은 세대의 힘과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열망을 깊이 믿는 사람으로서 그들의 목소리가 반드시 들려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1월 호주오픈에 출전했을 때 시위 도중 차량에 치여 중상을 입은 한 학생과 연대하는 의사를 표현했다. 이후에도 집회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고 ‘학생들이 챔피언이다’라는 글귀가 새겨진 후드티를 입고 다녔다. 앞서 조코비치는 2021년에도 세르비아 내 신규 리튬 광산 건설 계획에 반대하는 시위를 지지하며 정부에 반기를 들었다.
조코비치가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목소리를 점점 더 크게 내자 세르비아 친정부 타블로이드지는 조코비치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과거 조코비치를 ‘국민 영웅’으로 떠받들던 언론이 이제 그가 폭력을 선동한다며 비난했고 심지어 도핑 의혹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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