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재집권의 일등 공신으로 꼽히는 청년 보수 논객 찰리 커크(31)가 공개 행사 중 암살당하는 사건이 벌어져 충격을 주고 있다.
10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커크는 유타주 유타밸리대에서 토론회를 열고 청중과 질의응답을 진행하던 중 왼쪽 목에 총을 한 발 맞아 쓰러졌다. 그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사망했다. 경찰은 아직 용의자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1993년생인 커크는 미국 보수 진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하나로 3500개 이상의 대학 캠퍼스에서 활동하는 보수 청년 단체 ‘터닝포인트USA’를 설립해 운영해왔다. 인기 팟캐스트 ‘찰리 커크 쇼’와 대학 토론회 등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청년 유권자 공략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 이번 대선에서 18~29세 유권자 가운데 트럼프에 투표한 비율은 46%로 2020년 대선(36%)과 비교해 10%포인트나 늘었다. 커크는 이달 5~6일 진행된 보수 기독교 단체 행사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기도 했다.
외신들은 이번 총격이 커크를 향해 단 한 발만 발사됐다는 점에서 정치적 암살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 정치권에서도 추모의 물결이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서 “위대한, 그리고 전설적인 찰리 커크가 죽었다”고 애도하며 이달 14일까지 미국 전역에 조기 게양을 지시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X(옛 트위터)에 “이런 종류의 비열한 폭력은 우리 민주주의에서 용납될 수 없다”고 적었다.
다만 일부 시민들은 커크가 열렬한 총기 옹호론자였다는 점을 거론하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커크는 2023년 테네시주 내슈빌의 한 기독교 학교에서 6명이 숨진 총격 사건 당시 “총기 사고로 인한 사망은 ‘합리적인 대가’”라고 발언해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그는 이날도 “지난 10년간 미국에서 총기 난사범이 몇 명이나 되는지 아느냐”는 질문에 대답하던 중 총에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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