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이 1일 검찰 개혁 세부안을 두고 여권 내 잡음이 커지자 일종의 경고장을 꺼내 들었다. 우 수석이 토론과 논쟁이 아닌 인신공격성 발언을 내놓은 일부 강경파 인사들에게 작심 비판에 나선 것이다.
우 수석은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검찰개혁안과 관련해 “이견이 있지만 해결 못할 이견은 아니다”면서도 “이 문제를 토론하면서 인신공격들을 하지 않아야 된다”고 최근 강경발언들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우 수석은 이례적으로 실명을 거론하며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임은정 동부지검사장을 언급했다. 그는 “민형배 의원도, 임은정 검사장도 이런 방안이 제일 좋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건 좋은데 사람을 거명해서 공격하는 방식은 썩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는다”며 “논쟁을 하라고 그랬더니 싸움을 거는 거잖나”라고 지적했다.
진행자가 ‘임은정 검사장이 정성호 법무장관 조차 검찰에 장악돼 있다라고 비판한 대목을 말하는 것이냐’고 묻자 우 수석은 “건강한 논쟁을 통해서 결국 이 목적은 국민들의 판단을 돕는 것 아니겠냐”며 “국민의 지지를 받지 않는 개혁이 성공할 수는 없는 것처럼 개혁을 추진하는 정치인들끼리 혹은 검찰 내 인사끼리 서로 싸우는 모습은 이 개혁의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른바 '강경파'로 꼽히는 민 의원은 최근 개혁안에 우려를 표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직격했다. 임 검사장은 한 발 더 나가 정 장관과 봉욱 대통령실 민정수석 등을 '검찰 개혁 5적'으로 꼽으며 날을 세웠다.
우 수석은 “아무리 옳은 주장을 해도 (개혁의 취지를 훼손해선 안된다는)조언을 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만간 다 정리될 것”이라며 “걱정하지 말라”고도 덧붙였다.
우 수석이 대통령실 핵심 참모란 점을 고려할 때, 검찰 개혁은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가지 않도록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검찰 개혁의 '속도와 수위'를 놓고 여권 내에서 파열음이 잇따르는 건, 국민 전체를 바라보는 대통령실과 당심, 특히 강성 지지층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여당의 입장 차가 영향을 미치고 있단 분석이다.
한편 정부와 여당은 오는 4일 검찰 개혁 공청회를 열고, 법무부를 비롯한 법조계의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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