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복귀 의대생 유급 처분은 그대로 하면서 올 2학기부터 수업에 복귀시키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하는 의대 정상화 방안이 사실상 확정됐다. 의대가 있는 40개 대학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는 학내 의견 수렴 작업 등을 거쳐 이르면 내주 초 의대생 구제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17일 교육계 등에 따르면 의총협은 이날 오후 화상 회의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의 의대교육 정상화 방안에 뜻을 모았다. 의총협이 마련한 방안에 따르면 40개 의대는 일단 올 1학기 수업에 불참해 유급 대상이 된 약 8000명에게 예정대로 유급 처분을 내리기로 했다. 학칙 준수라는 큰 원칙을 훼손할 수 없는 만큼 대규모 유급 조치는 진행하지만, 내년에 24·25·26학번이 동시에 1학년 수업을 받는 ‘트리플링’의 현실화를 막기 위해 2학기 복귀는 허용하기로 했다. 의총협은 이날 의대생들의 학년별 졸업, 진급 일정도 대략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예과 1∼2학년은 내년 3월에 정상적으로 진급하고, 본과 1학년은 2029년 2월, 본과 2학년은 2028년 2월에 각각 학부를 졸업하는 스케줄이다. 본과 3학년은 내년 3월 정상 진급하고, 본과 4학년은 국시를 본 뒤 내년 8월에 졸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만, 본과 3학년 졸업 일정에 대해선 의대 간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총협이 이날 대책 마련에 앞서 교육 당국과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날 나온 대책이 최종안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학내 반발이 여전한 만큼 의총협은 최종 발표 전 학내 의견 수렴에 집중할 계획이다. 실제 연세대를 비롯한 일부 의대에서 형평성 문제, 교육 질 저하를 이유로 몇몇 교수들이 보직 사직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교수들은 오는 2학기에 학생들을 급하게 복귀시켜 2학기 수업과 지난 1학기 수업을 동시에 듣게 할 경우 교육과정이 부실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의총협은 의견 수렴 작업 이후 교육부·복지부 등 관련 부처 및 총리실과 협의를 거쳐 이르면 이달 23일 확정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의대를 운영하는 한 총장은 “학사 일정 등을 감안하면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며 “아직 학내 구성원들을 상대로 설득해야 할 부분이 있어 23일 회의를 한 번 더 진행한 직후 확정안이 발표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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