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는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김 여사의 ‘집사’ 역할을 하며 경제적으로 깊은 관계를 가지고 있는 김예성(48) 씨가 해외 제 3국에 도피 중이라며 인터폴을 통한 적색수배 절차에 나섰다.
17일 문홍주 특검보는 “어제 김 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지명수배 했으며, 이날 외교부를 통해 여권 무효화와 경찰청을 통한 적색수배 절차에 착수했다”며 “베트남에서 제 3국으로 도피한 것으로 보이는 김 씨는 지금이라도 즉시 귀국해 수사에 협조해 달라”고 밝혔다. 함께 행방이 묘연한 김 씨의 아내를 향해서도 “지난달 29일 출국에 베트남 호치민으로 출국하려다 실패하고 강남 모처에 잠적 중인 것으로 보이는 처 역시 특검에 소재와 연락처를 밝히고 자진 출석하라”고 덧붙였다.
다만 여권 무효화는 2~3주가량 소요되며 인터폴의 적색수배 또한 일정 기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특검 측은 김 씨가 자진 귀국해 특검에 직접 출석해야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집사 게이트’는 김 여사의 ‘집사’ 역할을 하던 김 씨가 2023년 자신이 설립에 관여한 렌터카 업체 IMS가 부실기업임에도 기업들로부터 180억 원의 거액을 투자받았다는 의혹이다. IMS는 김 여사가 운영하던 코바나컨텐츠가 주최한 전시회에 지속적으로 후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관련해 김 여사의 모친인 최은순 씨의 잔고증명서 위조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도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 특검은 IMS에 투자를 한 카카오모빌리티, 한국증권금융, HS효성, 키움증권 등 기업 네 곳의 경영진을 잇따라 소환했다. 이날 윤창호 전 한국증권금융 사장과 김익래 전 키움증권 회장이 특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조현상 HS효성 부회장은 해외 일정 탓에 오는 21일 조사를 받기로 했으며 김범수 카카오 창업주는 특검과 출석 일자를 조율하고 있다.
앞서 김 씨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지만 특검법에 명시되지 않은 수사 범위라는 이유로 기각당한 특검은 법원에서 김 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한 만큼 영장 관련성 소명을 법원에서 받아준 것으로 이해하고 김 씨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이다.
한편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이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예정이었던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 겸 웰바이오텍 회장이 법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은 이 부회장의 변호인도 그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이 부회장이 도주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문 특검보는 “통상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으면 영장이 발부된다”며 “법원이 영장 발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명태균 게이트’와 관련해서도 특검은 “특검법상 수사 기간에 제한이 있다는 것을 감안해 관련자 다수에 대해 소환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그러나 촉박하지 않은 재판이나 납득하기 어려운 개인사정을 이유로 소환에 응하지 않거나 출석일자를 장기간 미루는 사례가 있다. 협조해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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