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당권 레이스에 뛰어든 정청래·박찬대 의원이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마음)’ 우위를 강조하면서 핵심 지지층 표심 잡기에 나섰다. 양자 대결이 본격화하면서 강성 지지층을 중심으로 선거전이 과열되는 분위기다.
정 의원은 12일 충남에 이어 13일 제주를 찾아 지역 당원들과의 소통 면을 넓히는 데 주력했다. 특히 개혁 추진 역량을 내세워 이 대통령과의 ‘찰떡 호흡’을 강조했다. 그는 이날 제주 당원 간담회에서 “강력한 개혁 대표를 꿈꾼다”며 “새 정부는 집권 1년 차가 정말 중요하다.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제가 한번 해보겠다”고 말했다.
앞선 12일에는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이재명) 대통령과 2006년부터 만났고 지금까지 대통령의 생각을 제일 많이 알고 있다”며 “국정철학의 방향도 제가 제일 많이 알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했다. ‘명심이 박 의원 쪽에 있다는 기사들이 있다’는 사회자 질문에는 “확인되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12일 충남·광주에 이어 13일 부산·울산·경남을 훑으며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정 의원보다 다소 늦게 대표 선거전에 뛰어든 만큼 더욱 압축적인 지역 유세를 하고 있다. 박 의원은 원내대표를 거친 의정 경험을 토대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이끌 적격자”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이날 “대통령과 공공기관장 임기를 일치시키는 제도를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알박기 인사’ 차단을 공약했다. 12일에는 페이스북에 올린 인터뷰 영상을 통해 “이 대통령의 당선증을 제가 갖고 있다”며 이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국회의원의 장관 임명이 지나치게 많다며 비판한 국민의힘을 겨냥해 “헌법도 모르는 무식한 얘기”라고 일침을 가하며 공격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두 후보가 ‘네거티브 없는 선거’를 내세우고 있지만 본격적인 선거전 양상으로 돌입하면서 과열 경쟁 조짐도 조금씩 나타나는 모습이다. 양측 지지자들은 온라인상에서 상대 후보의 과거 전력과 선명성 등을 지적하면서 격한 비난전을 벌이고 있다. 정 의원은 강성 지지층들이 이른바 ‘왕수박(겉과 속이 다르다는 의미로 비이재명계 비하 표현)’이라는 비판을 쏟아내자 이날 과거 직접 수확했던 수박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리며 “어려운 왕수박의 길을 왜 걷겠냐”고 진화에 나섰다. 그는 제주 당원 간담회에서는 “출마하지 않았다면 박찬대를 찍었을 것”이라며 “(박 의원은) 둘도 없는 우정을 나눈 친구”라고 서로의 우정을 거듭 강조했다.
한편 장외 경쟁을 펼쳐 온 두 사람은 16일 첫 TV 토론에서 얼굴을 맞대고 상호 정책 검증에 나설 예정이다. 두 후보는 16일·23일·29일 세 차례 TV 토론을 통해 맞붙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