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부의 부산 이전을 두고 부산 시민들은 환영하는 분위기지만, 해수부 공무원 가족들은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세종시에 따르면 해수부 공무원의 배우자라고 밝힌 시민 A씨는 최근 최민호 세종시장에게 해수부 부산 이전 추진에 대한 불안감을 담은 편지를 보냈다.
A씨는 편지에서 “세종시로 이전한 해수부는 수년간 행정 체계와 생활 기반을 세종에 맞춰 왔다”며 “그런데 이제 와서 다시 부산 이전을 추진하는 것은 가족 단위로 정착한 많은 해수부 공무원 가족에게 큰 혼란과 피해를 주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이란 행정 효율성과 국민 삶의 안정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이번 결정은 그런 균형이 무너졌다고 느껴진다”며 "특히 아이를 둔 가정은 전학, 주거 문제, 배우자 직장 등으로 삶 전체가 흔들리게 된다”고 토로했다.
또한 정부가 다수의 해수부 공무원들이 반대하는 상황에서도 연내 이전을 목표로 정책을 추진하는 데에 답답함을 드러냈다.
A씨는 “해수부 86%가 반대하는 이 정책이 졸속으로 추진되면 안 된다"며 "실질적인 의견 수렴, 공감대 형성을 거쳐 부산 이전 문제를 정부가 다시 검토할 수 있도록 시장님이 좀 더 힘써줄 수 있는지, 다른 대안은 없는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또 현실적 제약으로 거리 집회 등 (반대) 목소리를 직접 내지 못하는 대신 민원을 통해 자신의 뜻을 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시장은 이날 해수부 부산 이전과 관련해 시기 적절성, 국정 비효율, 정책 모순 등 네 가지 문제를 지적하는 공개 서한문을 대통령실에 보냈다. 서한문에는 A씨의 편지도 함께 첨부돼 정부에 해수부 이전 정책 재검토를 촉구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은 북극항로 시대에 대비하기 위한 구상이다. 지난달 24일 이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강도형 장관에게 올해 안에 해수부를 부산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해수부는 연내 이전을 위해 부산시와 협력할 계획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