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주자들이 8월 중순경으로 예상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본격적인 몸풀기에 나섰다. 김문수 전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사실상 출마 결심을 굳힌 가운데 한동훈 전 대표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지며 대선 경선 ‘리턴매치’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당내에선 조경태 의원이 가장 먼저 출마를 선언했고 나경원 의원도 대여 투쟁을 이어가며 경쟁 구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6일 한 방송에 출연해 “8월 중하순경 대관이 가능한 날 전당대회를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당 지도부는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개최를 준비 중이다. 이번 전당대회는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잇따라 패배하며 침체에 빠진 당을 재정비하고 새 출발을 이끌 당 대표를 뽑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출마 의사를 가장 먼저 내비친 인물은 김 전 후보다. 김 전 후보는 4일 한 포럼에 참석해 “이재명 대통령에 맞서 내가 싸우겠다”, "법치주의가 무너지는 것을 내가 막겠다"며 사실상 전당대회 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김 전 후보 측 관계자는 “지금은 당 개혁에 대한 구상을 고민하고 있는 시기”라며 “곧 공식 행보가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밝혔다. 이어 “(김 후보는) 의원들의 반발이 있을 수 있지만 당을 과감하게 혁신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취지의 말씀을 하실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 전 대표 역시 유력한 당권 주자로 거론된다. 공식 선상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진 않지만, SNS 등을 통해 정부·여당을 향한 비판 메시지를 꾸준히 내는 등 당원들과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한 전 대표가 출마할 경우 김 전 후보와 대선 경선 ‘리턴매치’가 이뤄지게 된다.
원내에선 최다선인 6선의 조 의원이 가장 먼저 출사표를 냈다. 조 의원은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출마 결심 배경에 대해 “현재 국민의힘이 비상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하고 있다. 우리 당의 재건을 위해서 헌신하겠다는 마음”이라며 당의 ‘환골탈태’를 이뤄내겠다고 강조했다.
나 의원도 김민석 국무총리의 지명 철회를 요구하며 6일간 철야 농성을 벌이는 등 대여 투쟁의 선봉장으로 존재감을 키워왔다. 반면 당초 당권 도전이 점쳐졌던 안철수 의원은 혁신위원장에 임명된 뒤 “전당대회 출마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 밖에도 충청권 재선의 장동혁 의원이 후보군에 오르는 가운데 장성민 전 대통령실 미래전략기획관도 출마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새 인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기성 정치권 인사로는 침체에 빠진 국민의힘을 쇄신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송 비대위원장은 “전당대회를 통해 새로운 얼굴이 나타나면 국민들께서 더 관심을 많이 가지시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당의 혁신과 함께 단결해서 싸울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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