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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비협조" 콕 집은 트럼프…日에 '35% 본보기 관세' 때리나

■ 한국 등 합의 난항국에 ‘경고’

"곧 관세 서한…일부는 무역 못할 수도"

日선제협상 불구 7차례 교섭 성과 못내

트럼프 "車 팔면서 美 쌀 수입 안해" 불만

"매우 잘못 길들여졌다" 공개 저격 반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교역국과 전방위로 무역 협상을 펼치는 과정에서 비협조적인 국가로 일본을 콕 집어 거론하며 관세율을 기존 24%에서 최대 35%까지 높이겠다고 몰아붙였다. 상호관세 유예 종료(8일)가 임박한 가운데 일본을 본보기 삼아 한국 등 다른 협상국에도 사실상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각국에 원하는 무역 조건을 일방적으로 통보하겠다’며 압박 수위를 끌어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를 방문한 뒤 워싱턴DC로 돌아오는 전용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나는 그것(상호관세 유예)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며 “많은 나라들에 (관세율을 적은) 서한을 보낼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일본을 노골적으로 지목하며 ‘합의 맺기 어려운 나라’로 표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매우 큰 무역적자를 보고 있기 때문에 (일본이) 30%나 35% 또는 우리가 결정하는 어떤 수치를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곱 차례에 걸친 미일 장관급 관세 협상이 진척을 보이지 않았음을 시사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리는 일본을 상대해왔는데 합의를 할지 확신을 못 하겠다”며 “그들은 매우 터프(완고)하고 매우 잘못 길들여졌다(spoiled)”고 말했다. 이어 “나는 일본을 사랑하고 이시바 시게루 총리도 좋아한다”면서도 “그들이 30∼40년간 우리를 뜯어내며 버릇이 잘못 든 나머지 합의하는 게 정말 어려워졌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협상에서 불만을 갖는 분야로 ‘쌀’을 꼽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은 쌀을 절실히 필요로 하면서도 미국 쌀을 받아들이지(수입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은 수백만 대의 차를 보냈지만(미국에 팔았지만), 우리는 10년 동안 한 대의 차도 보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에도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대량의 쌀 부족을 겪으면서 우리 쌀을 수입하려 하지 않는다”며 일본을 저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고는 일본만을 향하지 않았다. 그는 “일부 국가들에 대해서는 아예 (미국과의) 무역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부분은 수치를 정해서 한 쪽~한 쪽 반 분량의 친절한 서한을 매우 단순하게 써서 보낼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반면 인도에 대해서는 “무역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며 대조적인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압적인 발언에 일본은 말을 아끼면서도 적잖이 당황한 모습이다. 일본 정부 부대변인인 아오키 가즈히코 관방 부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관련 논평을 거부하면서도 “진지하고 성실한 협상이 이어지고 있고 양국에 이익이 되는 합의를 실현하기 위해 정력적으로 계속할 것”이라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당초 일본은 미국과 양자 협상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섰던 나라다. 지난달 16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이시바 총리가 캐나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양자 회담을 갖기도 했다. 액화천연가스(LNG)와 옥수수 등 미국산 수입 확대, 미국 반도체 수조 원어치 구매, 경제안보 분야 협력 등을 협상 카드로 제시했다.

문제는 일본의 대미 수출에서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자동차 관세 재조정에 미국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불거졌다. 일본 정부 입장에서도 이달 20일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쌀 수입 확대와 같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협상 카드를 받아들이기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협상 상황을 보고받은 것으로 보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불만을 나타내며 상황은 한층 더 엄중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후지사키 이치로 전 주미 일본대사는 블룸버그에 “트럼프의 발언은 일본이 아직 협상 테이블에 충분한 것을 내놓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며 “합의가 이뤄지겠지만 그것이 윈윈일 것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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