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은 제21대 대통령 선거 투표일인 3일 오후 5시까지 전국에서 총 614건의 투표 관련 112 신고가 접수됐다고 밝혔다.
유형별로는 투표방해·소란이 175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교통불편 11건, 폭행 3건 등이었다. 기표 절차를 잘못 알고 오인 신고한 경우 등 기타 유형도 425건에 달했다.
이날 전국 각지의 투표소에서 각종 사건사고가 잇따랐다. 서울에서는 영등포구 서울당중초등학교 투표소에선 70대 여성이 인적 사항을 확인하던 중 ‘이미 투표한 것으로 돼 있다’고 안내받고 경찰에 신고했다. 조사 결과 관할지역 내에서 이 여성과 동명이인이 발견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동명이인이 투표했는지 등을 조회하고 범죄 여부를 확인한 후 필요시 고발할 예정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 사저인 아크로비스타가 속한 서초구 원명초 투표소 입구에 ‘대통령 김문수’라고 적힌 빨간 풍선이 설치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선거사무원들은 발견 직후 풍선을 철거하고 서초구 선관위에 사안을 보고했다. 서초구 선관위는 이들의 인적 사항을 파악한 상태며 자체 조사 후 수사기관 고발 여부를 정할 방침이다.
강북구 수유초등학교 투표소에서는 사전투표를 마친 60대 여성이 “유권자 명부에 내가 삭제됐는지 확인하겠다”며 난동을 부리는 일도 발생했다. 이 여성은 경찰이 도착하기 전 현장을 빠져나갔다. 경찰은 선관위가 이 여성을 고발하면 수사에 나설 예정이다.
광주 동구 산수2동 제1투표소(자원순환센터)에서 한 60대 여성이 ‘기표를 잘못했다’는 이유로 투표용지를 찢었다. 이 여성은 기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잘못 찍었다”는 이유로 투표관리원에게 용지 교체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이런 일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동구 선관위는 정확한 경위 등을 조사해 행정·형사 처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제주에서는 선거사무원 폭행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오전 10시쯤 서귀포시 안덕면 소재 투표소에서는 한 60대 유권자가 선거사무원을 손으로 밀치는 등 폭행했다. 그는 선거인명부 확인 작업 등이 지연되자 ‘선거 사무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행패를 부렸고 투표를 마친 뒤 다시 투표소 안으로 들어가려다 이를 제지하는 선거사무원을 손으로 밀친 것으로 확인됐다. 서귀포경찰서는 이 60대 유권자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현행범 체포해 조사 중이다.
술에 취해 아침에 투표를 한 사실을 잊고 다시 투표장을 찾은 남성 때문에 경찰이 출동하는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 충북도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3일 낮 12시 20분쯤 청주시 분평동의 한 투표소에서 60대 A씨가 중복 투표를 하려 한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이날 오전 8시 30분쯤 이 투표소에서 투표를 했으나 술에 취해 투표를 마친 사실을 잊어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A씨가 실수한 사실을 인정하고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돌아갔기 때문에 사건 처리는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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