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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화 심각한데, 반복노동까지…어업인 어깨 어쩌나[일터 일침]

■ 김하늘 부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어업인, 회전근개파열 등 부상 위험 높아

파열 정도 심하지 않으면 비수술 치료 가능

침·약침 등 한의통합치료 효과 연구로도 입증

이미지투데이




여름이 시작되는 6월 많은 이들이 시원한 바다를 떠올리며 휴가를 계획한다. 여름 휴가철이 되면 해변을 거닐고 제철 해산물을 맛보려는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정작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어업인들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국립수산과학원에 따르면 지구의 수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가운데 우리나라도 해양온난화가 크게 심화됐다고 밝혔다. 특히 이곳 부산 앞바다의 경우 겨울 수온은 전 지구 평균보다 약 2배, 특히 여름은 약 4배 높은 수준으로 파악됐다. 이러한 수온 상승은 어획량 감소로 직결된다. 일례로 쭈꾸미의 전국 어획량은 지난 2021년 1180톤에서 올해 424톤으로 급감했고, 꽃게는 181톤에서 98톤으로 감소했다.



수산물 생산량 뿐만 아니라 어촌 지역의 고령화도 심각한 문제다. 통계청의 ‘2024 농림어업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어가 인구는 3.6% 줄었고 65세 이상 고령 인구의 비율은 50.9%에 달했다. 어촌 주민 절반 이상이 고령층인 셈이다.

이처럼 줄어드는 어획량에 따른 경제적 불안, 고강도 어업 노동의 반복은 고령화가 심화되는 어업인들의 건강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노화가 진행되면 건강 상태가 약화됨에도 낮아지는 어획량을 우려해 고강도의 어업 노동을 강행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어업 현장은 근골격계 질환에 매우 취약한 환경이다. 해양수산부의 ‘어업인의 업무상 질병 및 손상 조사’를 보면 어업인들이 가장 많이 겪는 질환은 근골격계 질환으로, 전체 질병 중 34.3%를 차지했다. 주요 통증 부위는 어깨(22.1%), 허리(19.6%), 무릎(14.9%) 순이며 반복적인 작업 동작이 질환 유발 및 악화 요인으로 지목됐다. 작업 중 미끄러짐이나 넘어짐에 의한 사고도 전체 손상의 61.4%를 차지할 정도로 흔하다보니 부상 위험이 매우 높은 작업 환경임을 알 수 있다.



특히 어업인들이 주의해야 할 질환은 주요 통증 부위로 꼽힌 어깨의 ‘회전근개파열’이다. 회전근개는 어깨 관절을 감싸고 지지하는 네 개의 근육과 힘줄로 구성되며, 팔을 들거나 돌리는 등 기본적인 움직임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하지만 어업처럼 어깨 사용이 잦고 반복적인 작업이 많은 환경에서는 회전근개에 지속적인 압력이 가해져 미세한 손상이 누적되기 쉽다.

회전근개파열이 발생하면 어깨 통증 뿐만 아니라 팔을 들어 올리기 어려운 증상이 나타나고 야간통으로 수면의 질까지 떨어질 수 있다. 이를 방치할 경우 염증이 만성화되고 어깨 관절의 운동 범위가 제한되며 결국 생계 유지에도 큰 지장을 초래하게 된다.

다행히 파열 정도가 심각해 수술이 필요한 경우를 제외하면 회전근개파열은 비수술적 치료로도 증상 개선이 가능하다. 그 중 한의학에서는 주로 침 치료를 통해 경직된 근육을 이완시키고 혈류를 개선해 통증을 줄인다. 또한 한약재의 유효 성분을 관절 부위에 주입하는 약침 치료로 염증 반응을 빠르게 완화시킨다.

자생한방병원은 회전근개파열 환자 288명을 대상으로 침·약침 등 한의통합치료 효과를 분석한 연구를 SCI(E)급 국제학술지 ‘탐구(EXPLORE)’에 게재한 바 있다. 해당 연구 논문에 따르면 환자들의 통증 정도를 숫자로 나타낸 NRS(0~10)는 입원 당시 5.8점에서 퇴원 시 3.5점으로 줄었다. 또 어깨 기능을 평가하는 SPADI(0~100)는 51.48점에서 37.76점으로 크게 개선됐다.

여름철 성수기를 앞둔 어촌이지만 기후 및 사회적 변화로 인해 어업인들의 고민은 점점 커지고 있다. 어촌의 미래는 건강한 어업인들에게 달려 있다. 어깨뿐만 아니라 목, 허리 등 통증이 지속되면 전문적인 검진과 함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사회적 인프라 구축이 필요한 때다.

김하늘 부산자생한방병원 병원장. 사진 제공=자생한방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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