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고 있는 미국과 중국의 고위급 무역 협상에 대해 “상당한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두 나라가 제네바 협상을 통해 무역 긴장을 해소하기 위한 모종의 합의를 도출해낼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 시간) 제네바에서 개최된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 첫날 회의가 종료된 후 “오늘 중국과 매우 훌륭한 회의를 진행했다”며 “많은 사안들이 논의됐고 합의됐다”고 전했다. 1일 차 협상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긍정적인 평가는 이날 협상 종료 후 양국 정부 모두 공식적인 논평을 내놓지 않는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호적이면서도 건설적인 방식으로 (미중 무역 관계의) 전면적인 재조정(total reset)에 관한 논의가 진행됐다”며 “미국과 중국 모두에 이로운 방향으로 중국 시장이 미국 기업에 개방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상당한 진전이 이뤄졌다”고 강조하며 주요 현안에서 두 나라가 의견 차이를 극복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중국에서도 미세한 변화가 감지됐다. 중국은 갈등의 책임이 미국에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지만 동시에 협상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논평에서 “미국의 무분별한 관세 남용으로 세계 경제 질서가 불안정해졌다”면서도 “(이번 협상은) 불화를 해소하고 추가적인 분쟁 격화를 막기 위해 긍정적이고 필요한 조치”라고 밝혔다.
두 나라는 이날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무역 갈등이 깊어진 뒤 처음으로 장관급 대면 협상을 가졌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이끄는 양국 대표단은 이날 유엔 제네바대표부 관저에서 약 10시간의 마라톤 회의를 진행했다. 양측은 협상의 민감도를 고려해 국가 간 고위급 회담의 관례인 수석대표의 모두발언 장면도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협상에서 양측은 관세율을 포함해 중국의 펜타닐 원료 제조 문제, 미국 상품에 대한 중국 시장 개방 등 주요 의제에 대한 기본 입장을 밝힌 것으로 관측된다. 협상은 총 이틀로 예정됐으며 11일 2일 차 협상이 재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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