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달 미국의 관세폭탄 영향에도 예상치를 뛰어넘는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미국 수출 비중을 지속적으로 줄여온 만큼 수출 감소에도 영향이 크지 않았고 동남아시아와 유럽연합(EU) 등 미국을 대체하는 지역으로의 수출이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9일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는 지난 4월 수출액이 3156억9000만달러(약 442조600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8.1%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로이터통신(1.9%)과 블룸버그통신(2.0%) 등의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다만 미국의 관세 폭탄 부과 전 중국 기업들의 ‘밀어내기’ 수출로 12.4% 증가했던 3월 대비로는 하락했다.
지난달 초 미국이 중국에 대해 100%가 훨씬 넘는 추가 관세를 부과해 중국의 수출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지난달 대미 수출액은 330억달러(약 46조원)로 지난 3월((401억달러) 대비 17.6%나 감소했다.
대(對)미국 수출이 급감했지만 다른 국가들의 수출이 늘어나 타격은 크지 않았다. 지난달 초 미국의 관세 폭탄 부과 이후 미국으로 수출량은 21% 감소했지만, 동남아시아 10개국(21%)과 EU(8%) 수출량은 대폭 늘어났다.
올해 1∼4월까지 누적 지표로 확장하면 중국의 동남아시아 국가들로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1.5% 증가했고 라틴아메리카(11.5%), 인도(16%), 아프리카(15%) 등으로도 수출이 크게 늘었다.
수입액은 같은 기간 0.2% 감소한 2195억1000만달러(약 308조원)로 집계됐다. 수입액 감소 폭도 로이터 예상치(-5.9%)보다 작았다.
중국의 4월 무역총액은 작년 동기 대비 4.6% 늘었고, 무역수지는 961억8000만달러(약 135조원) 흑자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중국의 수출입 실적은 미국발 고관세의 초기 피해만 반영됐다며, 이번 달부터 실제 영향이 극명하게 드러날 것으로 내다봤다. AFP통신에 따르면 장즈웨이 핀포인트자산운용 사장 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관세 피해는 4월 무역 데이터에 나타나지 않았다"며 "다만, 앞으로 몇 달간 무역 데이터가 점차 약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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