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美시장서 자금 썰물…글로벌 투자자들에 번지는 'NO트럼프'[김민경의 글로벌 재테크]

5000억 운용하는 CPPIB도 美투자 재검토

오락가락 트럼프에 글로벌 투자자 불안↑

'셀 아메리카' 잇따르면서 환율·채권 폭락

개인도 'NO 트럼프' 확산…부동산 줄매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글로벌 자본이 미국 시장에서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14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달러 가치 변동을 보여주는 달러인덱스(DXY)는 지난 11일 장 중 한때 99선으로 내린 이후 이날까지 99.5 선을 등락하고 있습니다. DXY가 100 이하를 기록한 것은 종가 기준 2023년 7월 18일 이후 처음입니다. 10년물 미국채 수익률 역시 지난 금요일 10bp(1bp=0.01%포인트) 오르면서 지난 주에만 50bp 가까이 폭등했습니다. '셀 아메리카'가 이어지면서 채권 가격이 급락하고 금리가 오른 것이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정책과 지정학적 발언이 기관투자자부터 개인에 이르기까지 '미국 투자 이탈'을 가속화하는 모습입니다. 13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연기금과 사모펀드 등 글로벌 기관 투자가들이 미국 사모시장 투자를 중단하거나 재평가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덴마크의 최대 퇴직연금 중 한 곳은 안정성 우려와 트럼프 대통령의 그린란드 점령 위협으로 미국 사모펀드 신규 투자를 중단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임원은 "일부 사모펀드가 와서 '미국에 좋은 투자가 있다'고 하면 '6개월 후 상황이 더 안정되고 예측 가능해질 때 다시 오라'고 하거나 대폭 할인을 요구할 것"이라고 FT에 말했습니다.

또 다른 덴마크 연기금도 투자를 축소하고 있습니다. 1500억 덴마크크로네(200억 유로)를 운용하는 아카데미커펜션의 안데르스 셸데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 투자 매력도를 "매일 논의하고 있다"며 "6개월 내 미국 자산에 대한 전략적 노출을 크게 줄이는 방향의 상당히 근본적인 변화"를 고려하기 시작했다고 전했습니다.

그린란드를 미국의 영토로 편입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야욕도 미국 시장에 대한 기피를 부추기고 있는데요. 덴마크의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그린란드에 대한 미국의 접근 방식이) 매우 적대적"이라며 "그런 나라에 투자를 하고 행복하게 미소 짓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2023년 이후 DXY 추이. 인베스팅닷컴




자산 6990억 캐나다달러(5040억 달러)를 보유한 캐나다연금(CPPIB)도 미국에 대한 투자 방향을 재검토하고 있습니다. 외국 정부와 연기금에 제공되는 세금 면제 혜택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데요. 미국과 캐나다의 갈등은 관세 정책 뿐 아니라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어야 한다는 트럼프의 강경 발언 이후 더욱 고조되는 분위기입니다.

글로벌 '큰 손' 뿐 아니라 개인들의 투자자금 이탈도 가속화되는 모양새입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캐나다인들은 최근 수십 년간 보유해 온 미국 내 별장과 휴양용 주택을 대거 매각하고 있습니다. 미국 부동산업자 협회에 따르면 캐나다인은 2010년대 외국인 부동산 구매의 평균 23%를 차지할 만큼 미국 부동산에 관심이 높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도 13%로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요.

캐나다 몬트리올 근교에 사는 초등학교 교사 나탈리 만쿠소는 지난달 플로리다 폼파노비치의 휴양용 콘도를 23만 5000달러에 매각했습니다. 그는 WSJ에 "트럼프 행정부가 캐나다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면서 미국 정부가 미국 내 부동산을 소유한 캐나다인들에게 불이익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매각 이유를 밝혔습니다. 또다른 캐나다인 게리 리보이론 역시 피닉스 남동쪽에 있는 주택을 매각하면서 "미국 정부가 캐나다 소유의 부동산을 국유화할지도 모른다는 걱정까지 들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불확실성과 트럼프 대통령의 막무가내 정책이 사람들의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는 모습입니다.

플로리다 보카라톤의 부동산 중개업자 캐서린 스피노도 "올해 1월 이후 캐나다인 매도 고객이 평년의 두 배로 증가했고, 매수자는 급감했다"며 "불확실성이 핵심 요인"이라고 짚었습니다. 미국과 캐나다 양국에 사무실을 둔 법률회사 알트로의 데이비드 알트로 변호사 역시 "최근 몇 달간 미국 내 주택을 매각하는 캐나다인 고객이 주당 2명에서 20~30명으로 급증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FT는 "트럼프 대통령의 오락가락 관세 정책이 미국 정책 결정과 경제에 대한 글로벌 투자자의 신뢰를 흔들었다"고 평가를 내놨습니다. 재닛 옐런 전 미국 재무부 장관도 14일 CNBC에 출연해 최근 미국 채권 시장의 투매 상황과 관련, "미국 경제 정책에 대한 신뢰 상실을 시사하는 패턴"이라고 말했습니다. 투자자들이 달러 기반 자산을 기피하기 시작했고,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근간인 미국 국채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해석한 것이죠. 전문가들은 이같은 자본 이탈이 지속될 경우 미국 자금시장의 유동성 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더이상 미국을 믿지 못하는 글로벌 투자자들의 자금 회수가 잇따를 경우 단기적인 경기 침체를 넘어 직접적인 채무 불이행 위험으로 번질 위험까지 있다는 것이지요.



*하단에 있는 ‘김민경의 글로벌 재테크 연재’ 구독을 하시면 대체투자 시장 및 재테크와 관련한 유익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생생하게 전달받으실 수 있습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