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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공정 통째로 中에 바쳐…경찰 "기술유출 전담 수사관 증원"

OLED, D램 등 핵심기술 포함

지난해 27건이 해외로 유출돼

2023년 22건 대비 5건 늘어

국가별 중국이 20건으로 최다

경찰, 부당 이익 65억 원 환수

산업기술 재판 실형 선고 늘어

국가수사본부. 연합뉴스




# 지난해 7월 ‘국가 핵심 기술’로 지정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관련 기술을 휴대폰으로 몰래 촬영해 중국에 넘긴 LG디스플레이 출신 4명이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이들은 고액의 연봉을 받고 중국 업체로 이직하기로 한 후, LG디스플레이의 기술을 사용할 목적으로 대형 OLED의 공정과 설비 등에 관한 자료를 빼돌렸다. 특히 구속된 주범 1명은 해당 업체에서 20년 이상 연구를 담당한 ‘베테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지난해 9월에도 삼성전자 엔지니어 출신 2명이 국가 핵심 기술인 20㎚(나노미터·10억분의 1m)급 D램 반도체 공정 자료를 중국으로 빼돌린 후 ‘청두가오전’이라는 업체를 차려 D램을 개발했다가 붙잡혔다. 업체 대표는 삼성전자에서 상무를,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에서 부사장을 각각 지내는 등 국내 반도체 업계에서만 30년간 몸담은 인물이라 더 큰 충격을 줬다.

국가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지는 기술이 해외로 유출되는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경찰이 검거한 해외 기술 유출 건수는 물론 국가 안보에 치명적인 국가 핵심 기술 유출 건수도 역대 최다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안보수사국은 13일 지난해 총 27건의 해외 기술 유출 사건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이는 2021년 1월 국수본이 출범한 후로 가장 많은 수준에 해당한다. 해외 기술 유출 사건은 2021년 9건, 2022년 12건, 2023년 22건으로 매년 꾸준히 증가해왔다.

국가별로는 중국으로 유출된 사례가 20건으로 전체의 74%를 차지했으며 미국도 3건으로 확인됐다. 일본과 베트남·독일·이란도 각각 1건씩을 기록했다. 기술별로는 반도체가 9건으로 가장 많았다. 디스플레이 8건, 전기·전자 3건, 정보통신이 2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지난해 검거된 27건 중 11건은 ‘국가 핵심 기술’에 대한 해외 유출 사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국가 핵심 기술 유출은 2021년 1건, 2022년 4건, 2023년 2건 등으로 한 자릿수를 보여왔지만 지난해 폭증한 것이다. 경찰은 8개 사건에서 65억여 원 상당을 환수했는데 이는 2023년 2건에 약 6500만 원을 환수한 것에 비해 약 100배 늘어난 수준이다.

서울경제신문이 최근 3년간(2022~2024년) 대법원 사법연감을 분석한 결과 산업기술 유출 관련 혐의로 진행된 재판에서 실형을 받는 사례도 덩달아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2023년 ‘산업기술의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진행된 재판 48건 중 실형(유기형) 선고를 받은 사건은 25건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경찰 국수본 관계자는 “첨단화·조직화하는 해외 기술 유출 범죄의 근절을 위해 전담 수사관 증원 및 전문교육에 나설 것”이라며 “중소벤처기업부·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기관들과 힘을 합쳐 범정부적 대응 체계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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