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서울서부지법 폭력 사태와 관련해 수사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엄벌 기조를 강조하면서 일각에서는 시위대를 향해 최대 징역 10년의 소요죄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이달 19일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벌어진 폭력 사태로 인해 법원 기물이 파손되고 경찰과 언론인 폭행 등 중범죄가 다수 벌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경찰청은 “서울청 수사부장을 팀장으로 전담수사팀을 편성했다”면서 “지난 이틀간 서부지법에서 벌어진 불법행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고 엄정 사법처리할 계획”이라고 강경 대응 기조를 밝혔다.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주관 ‘긴급 경찰 지휘부 회의’에서도 “이번 사태를 법치주의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간주한다”는 강도 높은 비판이 나왔다.
2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기관보고에 따르면 윤 대통령에 대한 영장이 발부된 전날 새벽 3시께 후문 주변에서 시위대 300여 명이 법원 출입문을 부수고 경내에 진입했다. 100여 명의 시위대는 서부지법의 창문을 깨고 침입해 건물 내부까지 진입한 뒤 경찰을 폭행했다.
이후 일부 시위대는 새벽 4시 30분께 법원 주변에 있던 오토바이 등을 가져와 바리케이드로 활용하면서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벽돌을 던졌고, 이 중 3명이 검거됐다. 법원 뒷골목에서도 유리병·돌·의자 등을 던지면서 월담을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폭력 행위로 인해 경찰 51명이 부상을 입었고, 이 중 7명이 중상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MBC·KBS 등 취재진도 폭행당해 형사 고발 등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경찰은 18~19일 서부지법 폭력사태와 관련해 86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해 18개 경찰서로 나눠 조사 중이다. 경찰 폭행과 월담으로만 46명이 검거됐다. 공무집행방해(7명)·월담행위(22명)·공수처 차량방해(10명)·기자 폭행(1명) 등 혐의로 연행된 40명은 11개서 수사과에서 전담 수사하고, 서부지법에서 집단 침입해 기물을 파손한 혐의로 연행된 46명은 7개서 형사과에서 전담 수사한다.
법조계에서는 법원을 향한 미증유의 폭력 사태에 대해 형법상 건조물침입과 공용물건손상죄가 적용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각각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적용될 수 있다.
단체로 조직적인 움직임을 보인 점을 감안해 형량이 가중된 특수건조물침입(최대 징역 5년)·특수공무집행방해죄(징역 3~7년)이 적용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다중이 집합하여 폭행, 협박 또는 손괴의 행위를 한 자’에 대한 처벌 규정을 담은 형법상 소요죄가 적용될 수도 있다고 전망해 관심을 쏠린다. 소요죄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명시하고 있다. 경찰이 구속 수사 원칙을 밝힌 만큼 징역형 이상의 중형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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