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저지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종준 경호처장이 조사를 받기 위해 경찰에 전격 출석했다. 박 처장은 경찰에 출석하기 전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사직서를 제출했고 즉각 수리된 것으로 파악됐다.
박 처장은 10일 오전 10시 5분께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 처장은 출석 전에 취재진과 만나 “현재 정부기관끼리 충돌하고 대치하는 상황에 대해 많은 국민들께서 걱정이 크실 것으로 알고 있다”며 “어떠한 경우에도 물리적인 충돌이나 유혈 사태가 일어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 처장은 경호처가 정부, 윤 대통령 변호인단 등과 수차례 조율을 시도했지만 불발됐다고 주장했다. 박 처장은 “그동안 최 권한대행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해 정부기관 간의 중재를 건의했다”며 “대통령 변호인단에도 제3의 대안을 요청했지만 그에 맞는 답을 얻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박 처장은 경찰 출석에 앞서 사직서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경호처는 “박 처장이 경찰 소환 조사에 출석하며 비서관을 통해 최 권한대행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최 권한대행은 박 처장의 사직서를 수리하는 한편 이날 윤 대통령의 체포영장 집행과 관련해 “현직 국가원수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놓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호처가 극하게 대립하는 초유의 상황”이라며 “여야가 합의해 위헌적인 요소가 없는 특검법을 마련해준다면 공수처와 경호처가 극한 대립을 하는 작금의 상황이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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