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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정국' 혼란 틈타…北 탄도미사일 도발

합참 "동해로 1100㎞ 비행"

트럼프 취임 앞두고 美 견제

"남측 대응태세 확인" 관측도


12·3 계엄 사태에 이은 탄핵 정국으로 혼란한 상황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북한이 6일 극초음속 미사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하며 올해 첫 도발에 나섰다. 지난해 11월 5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수 발을 발사한 후 두 달여 만이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모습.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군은 이날 정오께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 미사일은 1100여 ㎞를 비행한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 중거리급(IRBM, 사거리 3000~5500㎞) 엔진을 장착한 미사일로 평가됐으나 실제 비행 거리는 이에 못 미쳤다. 북한이 연료량 조절 등을 통해 거리를 줄였거나 저공비행하는 극초음속 미사일 특성상 정확히 포착되지 않았을 가능성 등은 있다.

군은 이번 미사일이 지난해 1월과 4월 발사된 고체연료 극초음속 미사일과 유사한 형태로 보여 북한이 성능을 개량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극초음속 미사일이 맞다면 비행 거리 1100여 ㎞는 지금까지 포착된 북한 극초음속 미사일 중 가장 멀리 날아간 것으로 미국령 괌까지 사정권에 들어간다.



특히 지난해 11월 초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승리한 후 탄도미사일 발사에 나서지 않던 북한이 이달 20일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을 2주 앞두고 도발을 감행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는 북한이 괌 타격 능력을 보여줘 새롭게 출범할 트럼프 2기 정부에 견제구를 던지면서도 사거리를 줄이는 방식으로 수위를 조절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날 미사일 발사는 서울에서 한미 외교장관 회담이 진행되는 와중에 이뤄져 조 바이든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군 통수권이 윤석열 대통령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거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옮겨가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남측의 대응 태세를 확인하려 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군 당국은 발사 장소 인근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쓰이는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를 운용 중인 정황도 포착해 추가 도발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합참은 “북한이 오판하지 않도록 굳건한 한미 연합 방위 태세 아래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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