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2년 수익률이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이후 26여 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공지능(AI) 열풍과 미국 경제 노랜딩(무착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귀환 등의 3박자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읽힌다. 다만 대다수 전문가들은 올해는 지난 2년과 같은 급등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12월 31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S&P500지수는 5881.63에 마감돼 전 거래일보다 0.43% 내렸지만 연간으로는 23.3% 상승했다. 2023년에는 24.2% 상승해 2년 수익률이 53%에 달했다. 1997~1998년(66%) 이후 최고치다. 다우존스지수는 4만 2544.22에 장을 마쳐 연간으로 12.9% 올랐고 나스닥은 1만 9310.79에 거래를 마감해 28.6% 상승했다.
2023년에 이어 2024년도 엔비디아로 대변되는 AI 열풍이 거대 기술기업의 주가를 밀어올렸다. AI 대장주 엔비디아는 2024년 한 해 171% 폭등했고 애플은 30% 올랐다. 미국의 물가 상승률이 둔화하고 미국 경제가 ‘나 홀로 호황’을 보인 것도 주효했다.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3.1%(전 분기 대비 연율 환산)로 2분기(3.0%)에 이어 2개 분기 연속 3%대 성장세를 기록했다.
CNBC는 “워싱턴발(發) 훈풍도 2024년 하반기 랠리를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에 본부가 있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이후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하하며 시장에 유동성을 불어넣었다. 또 11월에는 트럼프의 대선 승리로 감세와 규제 완화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올렸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25년에도 급등장이 재연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는 드물다”고 진단했다. 금리가 예상보다 높게 유지될 것으로 보여 차입 비용을 높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미국 주식이 고평가돼 있다는 점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S&P500의 지난주 기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21.9배로 과거 10년 장기 평균인 18.5배를 뛰어넘었다. 이 수치가 높을수록 주가가 고평가돼 있다는 뜻이다.
2024년 100% 넘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한때 10만 달러를 돌파한 비트코인은 새해 20만 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트코인은 현재 9만 3000달러대에서 거래 중이다. CNBC에 따르면 영국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의 제프 켄드릭 디지털자산연구 책임자, 서식스대 재무학 교수 캐럴 알렉산더 등은 2025년 말 비트코인이 20만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들은 트럼프의 가상자산 규제 완화로 기관투자가들의 비트코인 매입이 늘어날 것이라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다만 가상자산 전문 자산운용사 코인셰어즈의 리서치책임자인 제임스 버터필은 “친가상자산 정책이 실현되지 않으면 8만 달러까지 떨어질 수 있다”며 올해 8만~15만 달러에서 거래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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