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신흥 테크 기업들의 기업공개(IPO)가 잇따르고 있다. 경기 회복세가 완연한 데다 젊은 개인투자자가 늘면서 자금 조달 규모도 급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글로벌 회계법인 언스트앤드영(EY)에 따르면 올 1~9월 인도의 IPO 건수는 258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늘었다. 이미 지난해 전체 건수(220건)를 초과한 규모로, 건수 기준으로 보면 전 세계 국가 중 가장 많다. 조달 금액도 94억 달러(약 13조 원)로 1년 전의 1~9월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134%) 증가했다. 3분기에는 100개가 넘는 IPO가 이뤄졌는데 이는 지난 20년간 단일 분기 기준으로 가장 많은 수치다.
특히 기술 혁신 기업들의 증시 입성이 두드러진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금융 정보 업체 프라임의 데이터베이스를 인용해 올해 인도 증시에 상장한 신흥 테크 기업의 IPO 조달액이 약 2100억 루피(약 3조 5000억 원)라고 밝혔다. 지난해 금액의 약 7배에 달하는 규모다. 이달 13일 상장한 음식 배달 앱 서비스 기업 스위기(Swiggy)는 IPO로 13억 달러(약 1조 8000억 원)를 끌어모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앞서 8월 상장한 전기차(EV) 및 스쿠터 기업 올라일렉트릭모빌리티는 6억 6000만 달러를 조달했다. 내년에는 소프트뱅크그룹(SBG)이 투자한 오브비즈니스(OfBusiness)가 최대 10억 달러 규모의 IPO를 예정하고 있다. 이 업체는 건축자재 온라인 판매로 시작했으나 거래 데이터를 활용한 대출 사업과 인공지능(AI)을 통해 이용자에게 공공입찰 응모처를 추천하는 서비스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왔다. 인도 최대 핀테크 기업인 레이저페이는 3년 내 IPO를 위해 본사를 현재의 미국에서 인도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혁신 기술 기반의 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대형 상장’이 이어지는 것은 인도의 경기 회복과 인플레이션 감소 등 경제 상황과 맞닿아 있다. 여기에다 젊은 개인투자자의 증가가 더해지며 신흥 정보기술(IT) 기업에 대한 관심과 자금 유입이 잇따르고 있다. 인도 국내 주식 투신 순유입액은 지난해부터 올해 10월까지 4조 7000억 루피(약 77조 8000억 원)까지 불어났으며 투신 운용 자산 잔액은 최근 10년간 7배가 됐는데 투자자의 70%가 30대 이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대형 액셀러레이터인 GSF의 라제시 사우니 최고경영자(CEO)는 “이런 흐름을 주도하는 것은 실수입에 여유가 있는 젊은 층”이라며 “이들은 특히 IT 부문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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