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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 "오블부터 운동 해야지"는 왜…작심삼일에 그칠까

■운동하는 사피엔스

대니얼 리버먼 지음, 프시케의숲 펴냄





한동안 ‘가만히 앉아 있는 것’은 ‘건강을 해치는 주범’으로 여겨졌다. 서서 일할 수 있도록 고안된 책상이 불티나게 팔릴 정도로 사람들은 앉아있는 것을 죄악시했다. 오랜 시간 걷고, 달리고, 서서 하는 활동에 그토록 집착한 인류는 어째서 아직까지도 서 있는 것을 그토록 불편해 하는 걸까.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겠다는 결심은 어째서 그토록 실패를 반복하는 걸까.

하버드 대학교 인간진화 생물학 교수이자 오랫동안 신체활동 진화에 대한 선구적 연구를 진행해 온 대니얼 리버먼은 신간 ‘운동하는 사피엔스’에서 사실 모두가 궁금했지만 아무도 드러내 놓고 물어보지 못한 이 원초적인 질문에 대해 “사실 인간은 원래 그런 존재”라는 매우 명료한 대답을 내놓는다.

그는 ‘우리는 운동하도록 진화했다’ ‘빈둥거리는 것은 자연스럽지 못하다’ ‘매일 밤 8시간은 자야 한다’와 같은 건강에 관한 속설을 미신으로 규정한다. 그에 따르면 인간의 몸은 애초에 운동보다는 휴식에 적합하게 설계됐다.

우리는 흔히 ‘빈둥거리면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는 휴식 신진대사량이라는 개념을 근거로 대며 “빈둥 거리는 것과 신체활동을 하는 것은 별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쉬는 동안에도 칼로리를 소모한다. 82㎏ 정도의 성인 남성이라면 1시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약 70칼로리 정도의 에너지를 소모한다. 24시간동안 가만히 있기만 해도 170칼로리를 쓰는 셈이다.



만약 가만히 있던 사람이 등산을 한다면, 그들은 가만히 있을 때 소모하던 에너지를 산에 오르는 일에 사용한다. 휴식과 신체 활동은 에너지를 쓰는 방식이 다를 뿐 에너지를 소모한다는 건 결국 같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따라서 인간이 빈둥거리고 싶어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욕망이다.

400m의 스키점프대를 거꾸로 뛰어오르는 이색 스포츠인 '레드불 400 평창대회'가 9월 22일 평창군 스키점프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 제공=평창군


인터넷을 떠도는 우스꽝스러운 궤변처럼 시작한 책은 후반부에 이르러 그럼에도 인간이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를 진화생물학의 관점에서 설명한다. 인간은 석기시대부터 걷기, 달리기, 땅 파기, 기어오르기 등 매일 몇 시간의 맨몸 운동을 의무적으로 해야 했다. 그 결과 인간의 몸은 운동을 통해 노화를 이겨내도록 진화했다.

그러나 진화가 적응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인간의 신체는 그 숱한 진화 과정에도 여전히 운동에 적응하지 못했다. 그는 “운동을 하다 자꾸 부상을 입는 이유는 진화적 본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막무가내로 최적의 운동을 강요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오래 살려면 운동해야 하지만, 모두의 추천 운동이 아닌 나에게 맞는 최적의 운동을 찾아야 한다. ‘저스트 두 잇(Just Do it, 그냥 해)’ 정신은 인간의 ‘운동할 결심’을 실패하게 한다는 의미다. 2만 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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