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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컷 단행한 파월 연준 의장 “정책실기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

■9월 FOMC 기자회견

“그동안 정책으로 고용시장 식어…기조 바꿀 때”

일자리증가수 하향 조정 등에 50bp 인하 결정

“경제 둔화 상황 아냐…현상태 유지 위한 인하” 설명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8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연준 사옥에서 열린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50bp(1bp=0.01%포인트)의 금리 인하는 통화 정책이 (경제 흐름에) 뒤쳐지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받아들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18일(현지 시간) 열린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을 (제약적인 수준에서) 보다 중립적인 입장으로 재조정하고 있으며 오늘은 그 첫 단추를 잘 끼운 날”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를 현행 5.25~5.5%에서 4.75~5.0%로 낮춘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그동안 우리가 취한 입장은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초점이 있었다”며 “그동안의 조치로 고용시장이 식었고 이는 우리의 입장을 바꿀 때가 됐다는 점을 의미한다”며 금리 인하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회의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금리 인하폭에 대한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25bp 인하를 주장하는 쪽은 0.5%포인트 금리 인하가 통상 이례적인 결정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미국 경제가 큰 폭의 금리 인하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고 봤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연준이 고용시장이 추가로 둔화하는 추세를 확인한 뒤 인하 속도를 높이게 되면 정책 실기의 가능성이 높아 50bp 인하가 적절하다고 봤다.

파월 연준 의장은 50bp 인하를 결정한 이유에 대해 “지난 회의 이후로 7월과 8월 고용 보고서와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들어왔고 고용부에서 일자리 증가 지표 개정 잠정치를 통해 높게 잡혔던 수 하향 조정해야 한다는 데이터를 냈다”며 “우리는 이 모든 것을 고려해 이것(50bp 인하)이 경제를 위해 옳은 일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50bp 인하가 연준 내 강경파 일부의 주장이 아닌 위원들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그는 “이번에 발표한 경제전망요약(SEP)을 보면 참여자 19명 모두 올해 여러 차례 인하를 전망했다”며 “이는 6월과 비교하면 큰 변화”라고 강조했다. 9월 점도표에서 19명의 의원 중 100bp 인하 전망이 9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125bp를 내려야 한다고 본 위원도 한 명 있었다. 7명은 75bp, 2명은 50bp 인하를 각각 관측했다. 앞서 6월 점도표에서 네 명의 동결 의견을 포함해 19명 전원 50bp 이하의 인하를 관측했던 것 보다 금리 인하폭 전망이 확대됐다.



파월은 0.5%포인트의 인하가 경기 침체가 임박했다는 신호로 읽히지 않도록 유의하는 모습이엇다. 현재 4.2%인 실업률은 역사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며 자발적 퇴사의 감소 등은 악화 신호라기보다 펜데믹 이전의 정상 수준으로 돌아가는 과정이라고 봤다. 파월 의장은 “고용 시장은 견고한 상태”라며 “이날 우리가 발표한 정책결정의 의도는 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는 양호하고 견조한 속도로 성장을 유지하며 인플레이션도 낮아지고 있다”며 “이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우리가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현재 침체, 경기 둔화에 대한 신호는 없다”고 침체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고용시장이 더 완화될 필요가 없다고 봤다. 연준은 정책결정문에서 “위원회는 인플레이션이 지속가능하게 2%로 향하고 있다는 더 큰 확신을 얻었다”며 “아울러 물가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두 목표가 대체적으로(roughly) 균형을 이루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에서 승리를 선언할 수준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은 2%에 근접했지만 2%에 도달한 것은 아니며 목표가 달성됐다는 말은 하지 않겠다”며 “그럼에도 말하고 싶은 점은 우리가 이룬 인플레이션의 진전에 고무돼있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향후 금리 인하 속도와 폭은 발표될 데이터를 기반으로 매 회의마다(meeting by meeting) 결정하겠다는 기조를 재확인했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매 회의마다 인플레이션과 경제, 고용 등 모든 지표를 살펴보고 중기적으로 우리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정책을 결정할 것”이라며 “어떤 뚜렷한 행보를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번 회의를 앞두고 일각에서는 연준이 11월 대선을 앞두고 큰 폭의 금리 인하를 하지는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대선을 앞두고 금리 인하를 통해 경제를 부양하려는 조치가 자칫 바이든 행정부에 유리한 상황을 조성하려는 취지로 읽힐 수 있어서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어떤 정치인인과 정치적 이슈를 위해 일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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