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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관광의 핵심은 시설 아닌 콘텐츠·사람…더이상 ‘집’ 안 지어도 돼”

‘6월 여행가는 달’ 계기 대구·경북 방문

맹개마을·옻골마을·근대골목 등 둘러봐

“맹개마을처럼 모두 할 수 있어” 강조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3일 경북 안동시 도산면 안동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광역관광개발 활성화 포럼’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문체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취임 후 8개여월 동안) 저는 전국을 거의 다 다녔어요. 그러면서 느낀 것은 그동안 정부가 관광정책을 만들어온 방법이 이제는 좀 확실하게 변화를 꾀할 때가 됐다는 거에요. 그동안은 관광센터 등 대규모 시설을 만드는데 많은 돈이 투자됐지요. 지금은 보니까, 늘 이야기하지만, 관광은 콘텐츠의 문제고 사람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13일 경북 안동시 도산면 안동국제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 ‘광역관광개발 활성화 포럼’에서 인사말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그는 ‘6월 여행하는 달’을 계기로 지난 12~13일 대구·경북 지역 문화·관광 시설을 방문하면서 안동에 들었다. 이날 포럼은 문체부 주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주관으로 열렸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3일 경북 안동시 도산면 안동국제컨벤션센터 전망대에서 인근 한옥 형태의 ‘한국문화테마파크’를 살펴보고 있다. 평일이라서 그런지 테마파크에 사람은 드물댜. 최수문 기자


그는 이번 행사 열린 안동국제컨벤션센터 인근 유교·선비 테마파크 등을 예로 들면서 “한옥 잘 되어 있는 것 같다. 천지사방에 … 더 이상 안 지어도 될 것 같다”며 “대구·경북 뿐만 아니라 충청도에도 너무 많고 시설은 넘쳐날 정도로 있다. 결국 그 안에 뭘 채워서 사람들을 끌어모을까가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즉 앞으로의 관광 정책·개발이 그동안 주력했던 시설에 대한 투자에서 벗어나 사람과 콘텐츠에 대한 투자로 바뀔 것을 지적한 셈이다. 유 장관은 지난해 10월 문체부 장관으로 취임한 후 제주도를 빼고는 전국 도와 광역시 단위 대부분을 찾아 관광 시설과 운영 상황을 점검했다.

유 장관은 “문체부도 관광단지 만드는데 조 단위로 예산을 썼는데 결과가 뭔가 짚어보면 그 안에 뭘 채울 지도 해결이 안됐다”며 “사람은 별로 오지 않고 지자체는 운영과 관리 비용도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역을 계속 방문하는 것에 대해 “지역에서 관광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를 확실히 알 수 있는 길은 결국 내 발로 다녀보고, 직접 봐야 하겠구나 하는 것이었다”며 “우리(공무원)들이 주로 페이퍼(서류)작업을 하지만 실제 현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은 또 다른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3일 경북 안동시 도산면 맹개마을을 방문하기 위해 트랙터를 타고 강을 건너고 있다. 사진 제공=문체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3일 경북 안동시 맹개마을을 방문해 양조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제공=문체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3일 경북 안동시 맹개마을을 방문해 메밀밭에서 관광객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문체부


포럼에서 유 장관은 대표적인 추천 사례로 바로 당일 오전에 방문했던 안동시 맹개마을을 소개했다. 그는 “맹개마을을 가서 본 게 이번 대구·경북 행의 가장 큰 수확이었다”고 말했다.

“맹개마을 방문객들에서 교통편도 불편한 여기가 뭐가 좋아서 왔나고 물어보니 트랙터를 타고 개울을 건너는 것이 좋았다, 밤에 왔더니 별이 많아 좋았다, 하얗게 핀 메밀꽃이 좋다고 하더라. 알려지게 된 것이 아이돌 세븐틴, 미드(미국 드라마)가 거기서 활영하고 또 왔던 사람들이 입소문 내고 SNS에 올리고 해서라고 해요.”



“투자는 부부가 10여년 했다는데 폐가를 고치고 집을 새로 짓은 것이죠. 다만 젊은 MZ들이 불편해 하는 것, 즉 화장실과 샤워실, 숙소를 깨끗이 한 것이죠. 잘 만들었어요. 특별한 점은 하나도 없었고 모두 여러분이 다 할 수 있는 것을 한 것 뿐이에요.” 그의 설명이다.

맹개마을은 농업회사법인 ‘밀과노닐다’의 박성호 대표 부부가 2007년부터 안동시 도산면 산골짜기에 꾸민 곳이다. 이름은 ‘맹개마을’이지만 사실상 하나의 관광기업인데 여기엔 숙박을 위한 ‘소목화당’, 체험공간인 ‘공방-밀그리다’ 그리고 ‘안동진맥소주’라는 이름의 술 생산시설·창고가 있다.

유학 후 귀국해 1990년대 말부터 IT사업을 했던 박 대표는 안동 땅을 돌다 우연히 맹개마을을 발견했다고 한다. 쓰러진 초가 하나만 남아 있던 이 곳은 주민들도 살기 어려워 밖으로 모두 떠난 상태였지만 10여년의 노력 끝에 지금의 ‘마을’을 만들었다.

외부와 강과 산으로 차단된 이곳으로 들어오기 위해서는 트랙터가 끄는 짐차를 타고 강을 건너야 한다. 그래서 더욱 외부와 격리돼 있다는 신비로움을 준다. 박성호 대표는 “비가 올 때 건너기 힘든 데 개울에 돌로 징검다리를 만들어 주셨으면 한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2일 대구 동구 둔산동 옻골마을을 방문해 고택들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제공=문체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2일 대구 동구 옻골마을을 방문해 카페에서 대구지역 관광두레 관계자와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제공=문체부


유 장은 이날 포럼에서 “어제 ‘옻골마을’을 방문했다”고 말하면서 맹개마을과 비교했다. 대구 동구 둔산동에 위치한 옻골마을은 ‘백불고택’을 포함해 대구 지역 조선시대 주택 가운데 가장 오래된 한옥을 갖고 있는 마을로 문체부의 ‘로컬100’에 선정된 곳이기도 해서 이번에 특별이 방문했다.

유 장관은 앞서 12일 옻골마을 방문에서 지역 관광업계와 이야기하며 이곳의 약한 콘텐츠에 대해서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전국 어디에나 있는 한옥마을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다. 그는 “원래 옻나무가 많아서 ‘옻골’이라고 한다던데 지금은 모두 없어졌다고 한다. 새로 옻나무를 심어 마을 특징을 되…살리는 것이 어떤가”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2일 대구 중구 근대골목 투어 코스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 제공=문체부


유 장관은 또 12일 대구 중구 근대골목을 찾아서는 “원도심이 옛것에 대한 향수와 함께 새로운 문화를 찾는 생활관광을 통해 재생하는 것을 환영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대구·경북=최수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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