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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십자각]50년 전 ‘욤 키푸르’가 남긴 교훈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 고립 심화

네타냐후 총리 집권 체제도 위기

최성욱 국제부 차장




이스라엘은 유대인 민족국가 건설을 내건 민족주의 운동 ‘시오니즘(Zionism)’을 토대로 1948년 세워진 신생국이다. 짧은 역사 속에서도 유대인들은 영토 확장을 위해 끊임없이 전쟁을 벌여왔다. 그중에서도 ‘욤 키푸르 전쟁(1973년)’으로 불리는 4차 중동전은 이스라엘에 가장 큰 피해를 안긴 전쟁으로 기록돼 있다. 유대교 ‘속죄일’에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이집트·시리아 등 아랍연합군은 시나이반도를 두고 격전을 벌였지만 결국 유엔의 중재로 19일 만에 휴전에 합의했다.

전쟁의 대가는 혹독했다. 양측 모두 수많은 인명 피해와 막대한 경제적 피해가 뒤따랐다. 세계경제를 강타한 1차 오일쇼크도 욤 키푸르 전쟁에서 촉발됐다. 유가가 폭등하고 물가 상승률이 400%대까지 치솟는 등 이스라엘은 한동안 심각한 경제난을 겪어야 했다. 전쟁 후 미국의 대외 원조 규모가 4배 이상 급증했을 정도로 존립 위기를 겪던 이스라엘은 국가 재건 프로그램을 가동할 만큼 심각한 상황에 내몰렸다.



이스라엘이 또다시 불타오르고 있다. 50년이라는 시차를 두고 벌어진 가자 전쟁은 욤 키푸르 전쟁과 여러 면에서 닮아 있다. 피해 규모로는 이미 욤 키푸르 전쟁을 넘어선 지 오래다. 가자지구 보건 당국에 따르면 지금까지 사망자가 3만 5000명을 넘어섰다. 유가 상승 등 경제적 불안도 커지고 있다. 유엔개발계획(UNDP)은 가자지구 재건 비용이 400억 달러(약 54조 8000억 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전세도 점차 이스라엘에 불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스페인·아일랜드·노르웨이 유럽 3국이 팔레스타인을 정식 ‘국가’로 공식 선언하며 국제사회에서 이스라엘의 위상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영원한 우방 미국과는 자국 내 반전시위가 확산하면서 이스라엘과 갈등을 빚고 있다. 그동안 친이스라엘 행보를 이어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역시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 부담이 커지자 휴전을 압박하고 나섰다. 자국 내 반정부 시위와 함께 각국 내 반이스라엘 정서도 확산하고 있다.

이제 가자 전쟁을 향한 시선은 한 사람을 향하고 있다. 바로 이스라엘 최장기 집권자인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다. 50년 전 골다 메이어 전 이스라엘 총리처럼 전쟁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날지, 아니면 집권 이후 최대 위기를 극복하고 기사회생할지 지켜볼 일이다. 구약성경에서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묘사된 이스라엘 땅에 다시 평화가 찾아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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