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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훈·정연두·김홍석…K아트 '물의 도시' 물들이다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30주년 특별전

1995년 개관한 '마지막 국가관'

참가 작가 36명, 82개 작품 선봬

최정화 폐스티로폼 설치작 눈길

은박 접목한 문성식 신작도 첫선

동일한 구조 속에서도 각기 다른 꿈을 꾸는 중산층 가족을 담은 정연두의 '상록타워'가 2005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전시 이후 19년 만에 '한국관 건립 30주년 특별전'을 통해 베니스에 다시 걸렸다. /베니스=조상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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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제51회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작가 중 한 명으로 참여한 작가 정연두(55)는 이후 2007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로 뽑혔고, 이듬해 뉴욕현대미술관(MoMA)에 작품이 소장됐다. 최근에는 국내 주요 중진작가를 후원하는 ‘MMCA 현대차시리즈’ 작가로 선정돼 지난 2월까지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대규모 개인전을 열었다.

정연두 작가의 비엔날레 출품작 ‘상록타워’가 베니스에 다시 걸렸다. 중세 수도원으로 사용됐던 몰타기사단 수도원에서 18일(현지시간) 막을 올린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건립 30주년 특별전 ‘모든 섬은 산이다’에서다. 개막식에 참석한 정 작가는 “2005년 당시 한국관 전시에는 15명이 참여했고, 넓지 않은 전시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슬라이드 방식으로 작품을 보여줬다”면서 “이번에는 개별 사진으로 보여주게 돼 당시의 내가 하고 싶었던 전시가 실현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상록타워’는 같은 구조의 아파트에 살지만 각기 다른 꿈을 가진 32가구 가족들을 촬영한 사진 작품이다.

주목받는 유망 한국 미술가를 더 큰 국제 무대에 선보여 도약의 발판이 되어온 한국관의 역사는 1995년에 시작됐다. ‘미술올림픽’인 베니스비엔날레 측은 이미 25개 국가관이 자리 잡은 자르디니에 ‘추가 국가관 건립은 없다’는 입장이었고, 1986년 처음 국가관 전시에 참여한 한국은 ‘더부살이’ 신세였다. 비엔날레 100주년인 1995년을 앞두고 베니스 당국이 국가관 추가 건립을 검토하자, 앞서 1993년 독일관 작가로 참여해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백남준(1932~2006)이 “한국 현대미술에 기여하고 싶다”며 김영삼 대통령을 만나 한국관 설립을 건의했다.

베니스 당국에는 “남북한이 하나의 국가관에서 전시를 하게 된다면 노벨평화상을 받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논리로 설득했다. 이는 당시 소련 붕괴와 독일 통일 등 냉전 종식 분위기와 맞물려 23대 1의 경쟁을 뚫고 ‘자르디니의 마지막 국가관’으로 한국관이 들어서는 결정적 배경이 됐다.

이번 특별전은 그간 한국관 전시에 참여한 작가 40명 중 이불과 양혜규를 제외한 36명(37팀)의 작품 총 82점을 선보인다. 1995년 한국관 개관전 참여작가 4명 중 윤형근(1928~2007), 김인겸(1945~2018), 전수천(1947~2018)을 먼저 보내고 유일한 생존작가로 남은 곽훈(83)이 30년 만에 베니스를 다시 찾았다. 당시 열악했던 전시 준비 환경을 떠올린 곽훈 작가는 “이제 우리도 세련되고 문화적인 나라가 됐다”고 말했다. 1997년 비엔날레 특별상을 받은 강익중은 실향민이 고향에 대한 기억을 그린 드로잉을 모은 신작 ‘아리랑’을, 2005년 참여작가 최정화는 해안가에서 수집한 폐스티로폼을 탑처럼 쌓은 신작을 내놓았다.



김홍석의 유머러스한 설치작품 ‘침묵의 고독-학생’


김홍석(60)의 유머러스한 설치작품 ‘침묵의 고독-학생’은 그가 한국관 전시 이후 보여준 발전상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국관 최연소 작가로 기록된 2005년 참여작가 문성식(44)은 회화라는 가장 전통적인 장르 안에서 끊임없이 자신만의 방식을 개척해 간다. 2년 전 개인전에서 두껍게 바른 유화 위에 연필로 바탕을 긁어내는 ‘유화드로잉’을 선보인 그는 이번 전시를 위해 은박을 접목한 미공개 신작들을 처음 보여줬다. 공동 전시감독이 심소미 큐레이터는 “문성식의 신작은 겸재 정선 등 전통 한국화를 차용하면서도 박수근의 마티에르, 이중섭의 은지화 등 한국미술의 거장들을 흡수해 독창적으로 재해석한 새로운 회화를 제시한다”고 평했다.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신한은행·에르메스·대한항공·러쉬코리아 등이 후원한 이번 전시는 베니스국제영화제 기간을 지나 9월 8일까지 열린다.

한편 문화예술위원회는 내년 건립 30년을 맞아 한국관 증·개축을 추진하고 있지만 답보 상태다. 2018년에 발표한 증축 계획안이 베니스 도시법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 법 개정 이후 내년까지 증축안 승인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해안가에서 수집한 폐스티로폼을 탑처럼 쌓은 최정화 작가의 신작


겸재 정선 등 전통 한국화를 차용하면서도 박수근의 마티에르, 이중섭의 은지화 등 한국미술의 거장들을 흡수해 독창적으로 재해석한 새로운 회화를 제시한 문성식 작가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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