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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폭탄' 주고 받던 美-사우디, 유가 하락에 슬그머니 관계 복원

지난해 10월 쌓인 앙금 봉합 시도

대규모 무기 및 항공 거래도 임박

사우디 우라늄 농축 향후 관계 관건





지난해 석유 증산 문제로 ‘말폭탄’을 주고 받던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수십억 달러 규모의 무기 및 항공기 계약을 비롯해 잠재적인 핵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이번 주 사우디 방문은 수단, 우크라이나, 우주 분야에서 협력이 진행 중인 가운데 양국간 관계 개선의 분명한 신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블링컨 장관은 5일 미국은 중동의 통합을 촉진하기 위해 고위급 외교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5일 밝혔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한때 중동의 가장 가까운 동맹이었던 사우디와의 긴장 관계를 해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는 미국의 중간선거를 앞두고 사우디와 러시아 주도로 산유국들이 감산을 결정하면서 양측 간 앙금이 깊어졌던 지난해 10월과는 확연히 달라진 모습이다.

그 이후로 원유 가격이 급속히 떨어졌다. 사우디가 다음 달인 7월에 하루 100만 배럴의 추가 감산을 할 계획임에도 불구하고 양국은 갈등을 극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양국 간의 무기 및 항공기 거래, 중국의 중동 진출에 대한 미국의 우려, 사우디와 이스라엘의 관계 정상화 등이 기름 값 문제보다도 더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미국의 국방 및 항공 산업 기업들에는 2,650억 달러 규모의 사우디 주문이 대기 중이다. 보잉사는 국영 리야드 항공에 최소 150대 이상의 737 맥스 제트 여객기를 팔기 위한 가 계약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양국 간에는 550억 달러 규모의 투자 및 무역도 이뤄지고 있다.



미국과 사우디가 함께 나서 수단의 내전을 끝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도 양측의 화해 무드가 엿보인다. 양국은 앞서 수단 내전 당사자들인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에게 적대행위를 끝낼 새 정전 협정에 빨리 합의하라고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마라 칼린 미 국방부 부차관은 지난달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사우디에서 열리는 아랍 연맹 회의에 참석한 것을 환영하기도 했다. 그는 다른 동맹국들에게 러시아의 침공에 맞선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해달라고 호소했다.



미국은 지난 3월 2년 여만에 주 사우디 대사로 마이클 래트니를 임명했는데 이는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를 새로운 단계로 끌고 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하지만 의견 차이는 여전하다. 가장 논쟁의 여지가 있는 것은 사우디가 국내 우라늄 농축을 포함한 민간 핵 프로그램을 원한다는 것이다. 사우디 관료들과 이를 논의한 몇몇 분석가들에 따르면 사우디는 미국의 지원이나 승인 없이도 이를 시작할 준비가 돼 있다.

반면 이란의 핵 활동을 억제하기 위해 수년간 노력해온 미국은 우라늄 농축 활동을 자국의 국가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보고 있다.

다만 미국의 우려는 중국이다. 사우디는 우라늄 농축을 위해 중국 및 러시아와도 협상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점점 더 독립적으로 변해가는 사우디 지도부가 상황을 다르게 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중동 진출을 극도로 경계하고 있다.

중국에 대항하기 위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5월 초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만났고 사우디가 인도 및 이스라엘까지 포함된 새로운 동맹에 통합되기를 촉구했다. 사우디는 그러나 이스라엘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핵 프로그램을 개발하려는 것은 무함마드 왕세자의 ‘탈석유’ 프로그램인 비전 2030의 일환이기도 하다. 사우디는 가공된 우라늄을 다른 나라로 수출해 현지 발전소를 운영하는 데 사용하기를 원한다.

사우디 관리들과 이 문제를 논의한 5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사우디는 이웃 국가인 아랍 에미리트 연합국(UAE)이 체결한 것과 유사한 협정에 서명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UAE는 핵 발전 기술을 확보하는 대가로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를 포기하겠다고 약속다.

미국이 사우디가 우라늄 농축을 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다른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중국이 사우디와 이에 대한 협상을 시작할 경우 미국의 극도로 주의를 기울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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