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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사설] “北 미사일 문제 삼지 말라”…어느 나라 외교원장인가

홍현익 국립외교원장이 최근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된 한 포럼에서 “북한 미사일 발사를 크게 문제 삼지 않는 게 한반도 핵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종전 선언이 안 되면 내년에는 굉장히 위험한 여름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뒤 한미 연합 훈련 유예를 제안했다. 그는 10월에 “(미국은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정도의 실험은 묵인할 수 있는 관용을 보여야 한다”고도 했다. 북한의 탄도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위배된다. 그런데도 한국 외교원장이 김정은 정권의 미사일 발사 도발에 면죄부를 주자는 발언을 하니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주장과 유사한 궤변을 펴니 일부에서는 “북한 정권의 대변인 노릇을 한다”는 비판까지 나온다.

홍 원장의 위험한 발언은 문재인 정부가 매달리고 있는 ‘대선 직전 종전 선언’의 모멘텀을 마련하기 위한 밑밥으로 볼 수 있다. 때마침 서훈 국가안보실장이 2일 톈진을 방문해 중국 외교 수장과 종전 선언 추진 방안 등을 논의했다. 하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제거되지 않은 상황에서 종전 선언을 강행하면 김정은 정권의 핵 보유를 사실상 용인하게 된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종전 선언은 북한에 유엔사 해체와 주한미군 철수까지 주장하게 할 빌미를 주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배경이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전 주한미군사령관도 “종전 선언은 도박”이라며 신중한 접근을 조언했다.

한반도 평화 체제 정착을 위한 종전 선언을 추진하려면 북한이 먼저 핵 시설·물질 신고와 검증 계획을 담은 핵 폐기 로드맵부터 제시해야 한다. 정부가 남북 이벤트에 집착해 북핵 폐기의 전제 없이 종전 선언을 밀어붙인다면 이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험에 빠뜨리는 이적 행위나 다름없다. 만일 대선 직전 남북정상회담에서 ‘빅딜’을 시도한다면 차기 정권에 큰 부담을 안기게 되므로 이제라도 무리수를 그만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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