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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정치·사회
"차라리 백신 만들겠다" 남아공 외로운 싸움 시작…백신 복제 노력

남아공 "백신 불평등이 오미크론 사태 초래"

선진국 백신 공급 못기다려, 자체 개발 나서

모더나 기술제공 거부에 3년 내 성공 가능성 미지수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하기 위해 안면 마스크를 쓴 한 여성이 지난 27일 남아프리카공화국 프리토리아의 붐비는 보도에서 치킨을 사고 있다. 전세계가 새로운 변종의 출현과 씨름하고 있는 가운데, 오미크론이 처음 확인된 남아프리카의 과학자들은 전국으로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 앞다퉈 노력하고 있다./AP연합뉴스




코로나19의 새 변이 ‘오미크론’이 발생해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자체 백신 개발에 나섰다. 그동안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으로부터 백신 공급을 기다렸지만 물량이 턱없이 부족해서다.

2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자체 기술력으로 모더나 백신 복제약 개발에 나선 남아공의 상황을 보도했다. 남아공을 포함한 아프리카 국가들은 지난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선진국의 백신 기부나 세계기구의 백신 공여 정책을 통해 백신을 공급받았다. 하지만 계속 백신 물량이 부족했다. 현재 12억명의 아프리카 인구 중 6%만이 백신을 접종한 상태다.

남아공의 ‘아프리젠 바이오틱스 앤 백신’이라는 제약회사는 모더나 백신 복제에 나섰지만 모더나 측이 기술 제공을 거부하고 있어 3년 안에는 백신 개발을 기대하기 어렵다. 아프리카 자체 백신 개발의 필요성은 최근 발견된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더욱 절실해졌다.

아프리젠은 세계보건기구(WHO)와 미국 국립보건원(NIH) 등의 지원 하에 아프리카 대륙의 첫 m-RNA 백신 개발의 허브가 됐다. 아프리젠은 모더나 백신 복제품을 개발하려 하지만 백신 제조법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모더나가 지식재산권을 거론하며 기술 공유에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프리젠은 이미 공개된 정보와 외부 전문가 자문만으로 백신을 개발 중이다. 아프리젠 임원 페트로 터블랑쉐는 "모더나가 도와준다면 백신 개발은 1년 안에도 끝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3년으로 개발 기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터블랑쉐는 "우리가 임상 3상으로 가고 저소득국에 백신을 공급할 수 있게 된다면 매우 흥미롭겠지만 모더나는 '안된다. 그렇게 할 수 없다'라고 말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아프리젠은 모더나 백신과 100% 같은 제품을 만들 수는 없지만 가장 가까운 형태로 만들고, 그것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게다가 모더나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해야 하고 냉장 보관이 필요 없는 제품을 만들어야 하기도 하다.

아프리젠은 백신 개발에 성공해 다른 저소득 국가 제약사에 기술을 공유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렇게 해야만 '백신 불평등'의 되풀이를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모더나는 작년 남아공과 세네갈, 르완다 등지에 5억 달러를 투입해 자체 백신 공장을 설립하고 매년 5억 도즈의 백신을 생산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아프리젠의 기술 제공 요청은 외면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남아공과 인도의 요청에 의해 코로나19 백신 제조 기술과 관련한 지식 재산권을 일시적으로 포기하는 방안을 논의하려 했지만 회의는 오미크론 변이의 등장으로 인해 연기됐고 추후 회의 날짜도 정해지지 않았다.

모더나는 앞서 팬데믹 기간에는 코로나 백신과 관련한 지적 재산권 침해 주장을 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비공식적인 권리 포기를 시사한 바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모더나의 권리 포기가 팬데믹이 끝났을 때는 복잡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해당 기술을 이용해 백신을 생산하는 제약사들은 팬데믹 이후에는 모더나로부터 라이선스를 받아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남아공의 인권 변호사인 파티마 하산은 "모더나가 기술 지원은 하지 않고 아프리카에 자체 공장을 세우려 하는 것은 식민지배 통치술인 '분할통치'(divide and rule)와 같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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