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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사설] 결국 세입자가 ‘종부세 폭탄’ 떠안게 됐다

재산세에 이어 종합부동산세까지 ‘보유세 폭탄’이 연이어 터지자 집주인들이 세 부담을 임차인에게 떠넘기는 ‘조세 전가’ 현상이 본격화하고 있다. 102만여 명에게 종부세 고지서가 발송된 후 각종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폭증한 세금을 충당하기 위해 월세를 올리겠다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종부세 전액을 세입자에게 전가할지 묻는 한 회원의 설문에 80%가 “그렇다”고 대답한 경우도 있다. 정부는 “98%에 해당하는 대다수 국민에게는 고지서가 배달되지 않는다”며 종부세 대상이 ‘일반 국민’이 아닌 2%(전체 인구 기준)에 불과하다고 강변한다. 하지만 징벌적 과세에 따른 ‘폭탄 돌리기’로 집 없는 서민들이 더 큰 피해를 당하는 역설적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여권은 시장 현실을 도외시하고 지난해 7월 말 계약갱신청구권·전월세상한제 등 개정 임대차법 시행을 밀어붙여 역풍을 몰고 왔다. 정부는 세입자를 위한 정책이라고 했지만 외려 전세 매물 급감으로 임차인들이 유탄을 맞았다. 보유세 부담까지 눈덩이처럼 커지자 억대 보증금과 동시에 최대한 올린 월세를 받아내려는 ‘준전세’가 급증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준전세 거래는 25일 현재 2만 6,011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했고 전체 임대차 거래 가운데 비중도 36.4%까지 치솟았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10월 기준 6억 5,720만 원으로 전년 동월보다 1억 2,000만 원 이상 올랐다.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지난달 123만 원을 넘어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보다 38.1% 급등했다. 정부는 다주택자들이 세금 부담 때문에 집을 팔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불똥이 세입자에게 튀는 바람에 전세를 구하지 못한 서민들은 수도권 외곽으로 밀려나 ‘전세난민’이 되고 있다.

이런데도 정부는 “조세 전가는 제한적”이라며 딴소리를 하고 있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종부세 때문에 전월세가 오를 것이라는 우려는 너무 과장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호승 청와대 정책실장은 “종부세는 자산 여유 계층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정부는 편 가르기로 집 가진 사람을 죄인 취급해 나타난 끔찍한 시장 상황을 보고도 오기의 정책 실험을 계속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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