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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외칼럼
[시론]MZ 세대, 연금개혁 요구해야 한다

윤석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한국연금학회 회장)

국민연금 2057년에 고갈되는데

文정부 대책없이 더 많은 지원 약속

매표수단으로 전락 연금제도 맞서

이해당사자인 MZ세대가 나설때





우리 연금이 처한 실상을 알게 되면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지난 2020년 기준으로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의 국가 부채가 1,045조 원이다. 1년 만에 100조 원이 늘어났다. 정부가 공개하지 않는 국민연금 미적립 부채도 수년 전에 이미 1,500조 원을 훌쩍 넘어섰다. 지난해 한 해 순증액만 해도 최소 50조 원이 넘는다. 부실덩어리인 사학연금을 제외하고서도 지난해에만 매일 4,110억 원 이상의 연금 부채가 쌓인 것이다.

2020년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 적립금이 830조 원이나 있음에도 미적립 부채가 1,500조 원이 넘는다는 것은 국민연금 가입자에게 약속한 연금액이 2,300조 원 이상이라는 의미다. 즉 연금을 제대로 지급하기 위해서는 쌓아둔 돈의 2배가 더 필요하다는 뜻이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국민연금 적립금 변화를 통해 살펴보자. 오는 2041년 적립금이 1,778조 원에 달한 후 MZ세대가 연금을 받는 2057년에 적립금이 바닥난다. 16년 동안 사라지는 금액은 이것만이 아니다. 적립금이 바닥나기 전까지의 투자 수입과 매년 가입자가 낼 보험료를 합한 천문학적인 액수가 사라진다. 보험료만 내던 세대가 본격적으로 연금을 받기 시작하면서 2057년 한 해에만 급여 지출로 410조 원이 빠져나가서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2088년까지 누적 적자가 1경 7,000조 원에 달해서다. 국민연금 적립금 830조 원이 미래 재앙적 상황을 감추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재정 상황이 제일 좋다는 국민연금이 이 정도다. 훨씬 심각한 공무원연금·군인연금·사학연금까지 고려하면 총체적 난국이다. 선거 때마다 지급액을 올리는 기초연금은 또 다른 골칫거리다. 보험료 부담 없이 세금으로만 충당하는 제도라서 그러하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문재인 정부는 지난 4년 동안 개혁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오히려 연금을 더 주겠다며 그 귀중한 시간들을 날려 보냈다.

적기에 제대로 개혁하지 못하면 모든 부담이 MZ세대와 후세대에게 떠넘겨지게 된다. 적게 부담했던 앞선 세대가 평균수명 증가로 연금을 받는 기간이 대폭 늘어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출산율이 급락한 상황에서 그대로 방치될 경우 젊은 세대와 후세대는 수입의 상당 부분을 연금보험료와 여타 사회적 부양을 위해 쓸 수밖에 없다.

이쯤에서 다른 나라의 상황을 보자. 우리 연금제도의 모태 국가인 독일과 일본이 좋은 비교 대상이다. 우리와 비슷한 수준을 지급하는 독일은 지난 50년 동안 우리보다 많게는 5배, 적어도 2배 이상의 보험료를 걷었다. 2004년에는 연금 재정 자동 안정장치를 도입해 더 이상 연금 부채가 늘어나지 않도록 개혁까지 했다. 연금제도 운영에서의 탈정치화를 실현한 것이다.

일본의 후생연금은 100년 뒤인 2120년에 가서도 1년 치 지급할 준비금을 확보하고 있다. 2088년에 누적 적자가 1경 7,000조 원에 달하는 우리 국민연금과 좋은 대조를 보인다. 2004년에는 자동 안정장치를 도입해 후세대에게 전가하는 부담 증가의 고리도 끊었다. 2015년부터는 일반 국민과 공무원에게 똑같은 연금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이들 나라라고 개혁이 쉬웠을까?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는 정치인이 국민을 설득했고, 고통스러웠어도 국민이 받아들여서 가능했을 것이다. 인구 고령화라는 초고속 열차에 탑승한 우리의 앞길에는 헤어 나오기 어려운 수렁뿐이다. 이제 이해 당사자인 MZ세대가 나서야 한다. 유력 대선 주자들의 연금 개혁 공약이 없어서다. 어정쩡한 공약이 아닌, 임기 내 어떻게 개혁할 것인지 구체적인 로드맵을 내놓으라고 MZ세대가 총궐기해야 한다. 이 상황이 방치되면 그대들의 미래는 재앙 그 자체다. 최대 이해 당사자들인 그대들이 나서서 매표 수단으로 전락해버린 연금제도를 바로잡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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