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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사설] 전세대출 규제 없던 일로···오락가락 정책에 국민만 골탕

전세 대출 규제가 불과 보름 만에 없던 일이 됐다. 지난달 30일 “올해 가계 대출 증가율을 6%대로 관리하겠다”며 강력한 대출 규제 대책을 내놓았던 금융 당국이 14일 전세 대출과 잔금 대출 등 집단 대출을 총량 규제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대출 실수요자들의 비명과 금융사 일선 창구의 극심한 혼란을 의식해 정책을 유턴한 것이다. 금융위원회는 10월 말 가계 부채 대책 발표를 예고해놓고 있다. 발표하기도 전에 주요 정책의 방향을 바꾼 셈이다.

폭증하는 가계 부채를 감안하면 금융회사들의 가계 대출 축소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문제는 방법이다. 전년 대비 6%대를 넘지 않도록 일괄적으로 총량 규제를 하면서 전세 대출, 아파트 잔금 대출 등 실수요 대출까지 잇따라 막혔다. 전세 대출이 급증한 것은 문재인 정부의 징벌적 과세 및 규제 중심의 부동산 정책과 반시장적 임대차법에 따른 집값·전셋값 급등 때문이다.

종합부동산세 과세와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도 이런 식으로 오락가락했다. 정부와 여당은 9억 원 이상에 부과하던 1가구 1주택 종부세 기준을 공시 가격 ‘상위 2%’로 조정하려다 조세법정주의 위배 논란이 일자 공시 가격 11억 원 초과로 변경했다. 투기과열지구 내 재건축 조합원의 2년 실거주 의무 법안도 추진하다가 전세 매물이 잠긴다는 지적을 의식해 폐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양도세 비과세 기준을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올리기로 당론으로 확정했지만 ‘부자 감세’라는 비판을 받고 법안 처리를 미루고 있다.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 기준도 전체 국민의 80%에서 전 국민으로, 다시 88%에서 90%로 바뀌었다.



냉온탕을 오가는 정책은 정부에 대한 신뢰를 허물고 있다. 유동성 파티가 끝나가는 국면에 공급망 쇼크와 유가 급등 등 인플레이션이 겹치면서 글로벌 경제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가계·기업·정부 부채와 부동산 등 거시 건전성 관리가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이럴 때 갈팡질팡하는 정책은 우리 경제에 치명상이 될 수 있다. 경제 컨트롤타워의 역할과 시스템 재정비를 서둘러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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