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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시장도 인플레 일시적 아니라고 인식 ②트럼프 때와 같은 대중 무역정책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시장도 인플레가 일시적이지 않다는 점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로이터연합뉴스




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나스닥이 2% 넘게 하락하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과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각각 1.30%와 0.9% 빠졌습니다. 국채금리가 다시 오르는 와중에 페이스북의 주가 하락 영향이 적지 않았는데요. 전날 내부고발자 프랜시스 호건 전 매니저가 CBS에 출연해 페북이 공공의 이익과 사익 가운데에서 늘 돈을 선택했다고 다시 한번 직격탄을 날렸죠.

페북의 경우 파장이 상당합니다. 미 경제 방송 CNBC의 간판 진행자 짐 크레이머는 “페북 관련 사안은 꽤 파괴적인 내용이며 광고주들을 깜짝 놀라게 할 수 있다. 페북이 이런 상황을 떨쳐내지 못할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요.

오늘은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대중 무역정책의 윤곽을 제시했습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첫 공식 발표라 관심이 많았지만 별다른 내용이 없었습니다.

반면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는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주요 수출국들이 증산규모를 늘리지 않기로 하면서 유가마저 크게 올랐습니다. 공급망 문제와 겹쳐 인플레 압력을 높이고 있는데요. 오늘은 시장의 두 가지 주요 사안, 인플레와 미중 무역갈등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연말 근원 PCE 4% 가능 연준 물가인식 전환 느려”…“가장 중요한 지표 하나만 꼽으면 인플레”


우선 인플레에 대해 좀 더 짚어보죠. 물가는 ‘3분 월스트리트’에서 많이 짚어드렸는데, 오늘 다시 얘기를 꺼내는 건 지금 시점이 “투자자들도 인플레가 일시적이지 않다고 판단하기 시작했다”는 분석 때문입니다. 전부터 나오던 것이고 누구나 아는 내용이지만 현상황이 다른 쪽으로 기울고 있다는 점을 파악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변곡점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인데요.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 고문은 이날 CNBC에 “시장에 4가지 이슈가 있는데 그 첫번째가 인플레이션의 본질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고 시장은 인플레가 일시적이지 않다고 인식하기 시작했다”며 “두번째는 연준이 덜 비둘기파적으로 돼 가고 있다는 점이고 세번째는 노동시장, 마지막이 중국”이라고 했습니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고문


이는 이제 시장에서 점점 더 많은 이들이 인플레를 걱정하고 있다는 뜻이며 10년 만기 국채금리의 움직임에 따라 기술주가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최근 나스닥도 계속 약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루트홀츠 웰스매니지먼트의 벤 칼슨에 따르면 1928년부터 S&P가 하락마감한 해의 평균 수익률은 -13.3%였는데 이때 10년 만기 국채는 5.1%였다고 합니다(물론 장기적으로 보면 상관관계가 덜하며 같이 좋은 성적을 낼 때도, 같이 안 좋을 때도 있다고 합니다).

에리언은 “수요는 문제가 아니며 공급이 중요한 문제”라며 “불행하게도 기업들은 공급문제가 핵심이라는 쪽으로 마음가짐이 바뀌었는데 연준은 충분히 빠르게 바뀌지 않고 있다. 연준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지수가 3.6%에서 안 내려온 채 연말에는 4.0%까지 갈 수 있다”고 했지요. 이 경우 조기 금리인상 압박이 더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야데니 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대표도 “현재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차트는 당연히 소비자 인플레"라며 “소비자물가지수(CPI)를 보면 8월이 피크였다는 희망을 주기도 하지만 공급부족과 병목현상은 인플레를 더 지속적이며 덜 일시적이게 할 것이다. 기저효과를 말했던 파월 의장도 이제 공급부족을 얘기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3분 월스트리트’에서 설명드린 대로 국채금리가 상승하면 수요 증가에 다시 수익률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월가의 생각이 본격적으로 변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겠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팬데믹이 유발한 인플레이션은 누그러지고 있지만 보다 광범위한 물가압력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정시 도착 화물비율 70%→10%…공급망 문제 2023년 초반까지 이어질 수도”


이는 공급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저기서 공급난을 얘기하고 있는데요. CNBC가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것을 보면 정시 도착하는 화물비중이 최근 10%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평소에는 70%라는데요. 올 봄에 짧은 개선이 있었지만 현재는 상황이 좋지 않았던 1월로 되돌아갔다는 겁니다. CNBC는 “IHS 측은 컨테이너 라인의 상황이 내년 연말까지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며 2023년 초반까지 문제가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며 “공급망 문제와 이에 따른 가격 압박이 더 갈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공급과 운송대란 여파가 내년 이후 내후년 초까지도 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조금씩 기간이 늘어나고 있죠. 실제로 그렇게 되지 않더라도 지금의 상황이 단시간 내 해결되기 어려움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롱비치항 앞바다에 떠 있는 컨테이너선. /로이터연합뉴스




여기에 유가도 뛰고 있죠.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11월에도 추가 증산을 하지 않기고 기준 증산 규모인 하루 40만 배럴을 유지하기로 하면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2.3%나 상승했는데요. 배럴당 77.62달러로 2014년 11월 이후 약 7년 만의 최고치입니다. 브렌트유도 81달러를 돌파했는데 골드만삭스는 연말에 브렌트유가 90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임에도 금리인상과 관련해서는 기대 섞인 전망이 시장에서 나오기도 했는데요. 케빈 니콜슨 리버프론트 인베스트먼트 그룹의 채권 공동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조기 사임하기로 한 카플란과 로젠그렌은 매파”라며 “우리는 9월 점도표에서 내년 금리인상을 점친 9명(총 18명) 가운데 2명이 이들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이들의 퇴진은) 파월이 내년에 금리를 올려야 하는 압력을 어느 정도 덜어줄 것”이라고 예상했는데요. 디피언스 ETFs의 실비아 자블론스키 CIO도 “나도 동의한다. 파월의 통화정책 목표 가운데 하나는 고용이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가는 거였다”며 “우리는 아직 거기에 있지 못하다”고 했는데요.

생각해볼 부분이 있긴 하지만 매파 위원 두 명의 퇴진보다는 인플레이션 수치를 따져보는 게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카플란과 로젠그렌 연은 총재가 물러나는 것만으로 전체적인 방향을 판단해서는 곤란하다는 얘기입니다.

USTR, “모든 수단 쓸 수 있지만 무역 긴장 높이는 것 원치 않아”


이제 미국 경제와 증시, 글로벌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미국의 대중 무역정책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중국 사업비중이 큰 기업에는 중요한 이슈인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바이든 행정부의 입장은 “모든 수단을 쓸 수는 있지만 무역과 관련한 긴장을 높이는 것은 원치 않는다”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앞뒤가 안 맞는 말이긴 한데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때의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되는데요.

이날 타이 대표는 “미국이 중국에 부과된 관세를 철폐하지 않을 것이며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를 이행하라고 요구할 것”이라며 “미국에 해로운 정책으로부터 방어를 위해 모든 종류의 도구를 사용하고 새로 개발할 생각”이라고 했습니다. 무역법 301조를 통한 추가 관세부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는데요.

이것만 보면 뭔가 있나 싶지만 실제는 아직 그렇지 않습니다. 타이 대표의 CSIS 연설 전 배포된 정부 고위관계자의 백그라운드 브리핑(배경 설명)을 보니 미국 정부는 대중 무역정책의 핵심으로 ① 중국과의 긴장을 고조시키거나 전임 정부의 잘못을 확대하자는 게 아님 ② 중국이 불공정학 무역관행을 지속하는 상황에서 미국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해 모든 수단 동원 ③ 중국이 바뀌지 않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지하고 있음 등을 꼽았는데요.

캐서린 타이 USTR 대표. /USTR


앞서 설명드렸듯 ①과 ②는 서로 충돌하는 목표입니다. 그럼에도 ①을 앞에 뒀죠. 이는 타이 대표도 이날 얘기했듯 중국과 대화를 한 번 해보겠다는 뜻입니다. 만나서 대화로 세계 붙어보고 안 되면 추가 관세를 부과하든 하겠다는 것이죠.

A와 B가 달리기를 하고 있다고 보죠. A가 B를 따돌릴려면 본인이 더 빨리 뛰거나 B가 천천히 달리게 하면 됩니다. 상대적으로 민주당과 바이든 대통령은 첫 번째 방안에 관심이 더 많습니다. 동맹들과 함께 더 빨리 뛸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투자(인프라 투자계획)를 통해 미국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죠. 그러면서 중국에 대한 의존은 줄이겠다(공급망 재조정)는 속내죠. ③도 이를 염두에 둔 말인데요. 물론 이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B를 제재(추가 관세)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정리하면 지금까지는 트럼프 정부 때와 크게 다른 게 없습니다. 더 강한 조치도 없고요. 바이든 정부가 더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산업보조금처럼 중국 경제의 근간을 건드리는 일을 해야 하는데 미중 갈등 화중에 중국 정부가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습니다. 미국의 최대 무기가 반도체 같은 첨단기술인데 자체개발에 대한 끈을 놓는다는 건 계속 미국에 끌려간다는 얘기가 되기 때문이죠.

다만, 1단계 무역합의의 시한이 올 연말로 끝나기에 연말을 전후해 추가적인 조치가 나올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때보다 더 파괴적인 조치를 취할지는 의문입니다. 긴장 고조를 피한다는 큰 틀의 가이드라인이 있어서죠.

분명한 것은 미국과 중국이 화해는 당분간 어렵다는 겁니다. 뉴욕타임스(NYT)는 “바이든 행정부가 관세를 즉각 철폐하지 않을 것이며 중국이 1단계 합의를 지킬 것을 요구했다”며 관계 해빙은 어렵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해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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