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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설
[사설] ‘미군 철수’ 내건 北···대선용 정상회담 추진할 때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 선언’ 제안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남북정상회담’이라는 유인 카드를 들고 나왔다. 김 부부장은 25일 담화를 통해 “종전 선언은 물론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재설치, 남북정상회담 같은 문제도 건설적 논의를 거쳐 해결될 수 있다”면서 종전 선언 논의를 위한 조건을 내걸었다. 전날 담화에서 문 대통령의 종전 선언 제안에 대해 “흥미 있는 제안이고 좋은 발상”이라고 하는 등 이틀 연속 유화 제스처를 취한 것이다.

하지만 담화를 들여다보면 북한의 속내와 전술이 노골적으로 드러난다. 김여정은 두 번의 담화에서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와 이중 기준 폐기를 선결 조건으로 제시했다. 이태성 북한 외무성 부상도 24일 ‘한반도와 주변의 미군 무력과 방대한 최신 전쟁 자산, 해마다 벌어지는 전쟁 연습’을 적대시 정책의 사례로 거론했다. 주한미군 주둔과 한미연합훈련을 대북 적대시 정책이라고 강변한 셈이다. 이중 기준 폐기 요구는 자신들의 미사일 발사 등을 ‘도발’로 규정하지 말라는 억지 주장이다.

그런데도 문재인 정부는 김여정의 담화에 대해 “정상회담의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반색하면서 종전 선언과 내년 2월 베이징 올림픽 전후의 남북정상회담을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 정부가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에 최대 100억 원을 지원하기로 한 것은 사전 정지 작업으로 보인다.



정부가 내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임기 말 ‘남북 이벤트’에 매달리면 북한의 전술에 말려들 수 있다. 남북정상회담을 거론한 북한의 노림수는 한국과 미국을 유인해 대북 제재 완화 등 보상을 받아내고 한미연합훈련 중단에 이어 미군 철수를 얻어내려는 것이다. 우리 안보를 근본적으로 위협하는 미군 철수와 한미훈련 중단은 대화의 전제 조건이 될 수 없다. 지금은 대선용 정상회담을 추진할 때가 아니다. 북한에 핵 폐기 로드맵부터 제시해야 종전 선언 등을 논의할 수 있다고 강력히 경고해야 한다. 그래야 완전한 북핵 폐기와 한반도 평화 정착이 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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