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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노동자 8월 실질수입 -0.9%”…인플레가 급여인상 갉아먹는다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캐시 우드 아크 인베스트 대표. /아크 인베스트




14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인플레이션 우려는 완화했지만 언제든 대규모 조정이 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는 게 월가의 시각인데요.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0.84% 떨어진 것을 비롯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이 0.57%, 나스닥이 0.45% 내렸습니다.

강세론자인 제레미 시겔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증시를 야구에 빗대 “조정 전 8이닝쯤에 있다”고 했는데요. 9이닝이 끝(조정)이니 거의 근접했다는 말입니다. 그는 4월에는 호황의 3회, 5월에는 6회라고 했었는데요.

실제 이날 주식선물은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5.3% 상승으로 전월(5.4%)보다 낮은 것으로 나오자 상승 출발했었습니다. 하지만 장개장과 함께 하락세로 돌아섰는데요.

오늘은 캐시 우드가 최고경영자(CEO)로 있는 아크 인베스트의 시장 전망 세미나가 있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인플레와 소비와의 관계, 그리고 자동차 판매 감소에 대한 캐시 우드의 원인 분석 등을 모아 전해드립니다.

8월, 시간당 평균수입 전년 대비 -0.9%…가처분소득 감소에 소비심리 하락


물가상승폭이 다소 완화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8월 CPI에 대한 분석과 별도로, 이번 자료에서 눈여겨 볼 부분이 하나 있습니다. 미 노동부는 물가자료와 함께 노동자 수입에 관한 수치도 내놓는데요.

이를 보면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8월 실질 평균 시간당 수입(계절조정치)이 전달보다 0.3% 증가했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0.9% 감소했습니다. 근무주 변화가 없었기에 실질 주당 수입도 0.9% 줄었는데요.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 대표는 이날 세미나에서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감소하고 있고 조만간 30만 명 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좋은 소식이지만 우리는 소비자심리지수를 통해 뭔가 잘못됐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시간당 평균 수입과 주당 수입이 0.9%씩 감소했다. 소비자들은 구매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맥도날드 같은 식당들이 시간당 급여를 올렸지만 물가가 더 오르면서 실질 임금은 마이너스다. 이것이 소비자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캐시 우드의 생각이다. 실질 임금 감소는 소비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AP연합뉴스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7월 미국 기업들의 채용공고는 1,090만 건으로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치폴레와 맥도널드, CVS, 월그린, 아마존 등 주요 식당과 업체들이 시간당 임금을 올리고 있지만 가파르게 오르는 물가를 빼고 나면 되레 임금이 줄었다는 뜻입니다. 앞서 미시간대 8월 소비자심리지수 잠정치가 70.2로 전월 대비 11포인트나 떨어졌는데 이같은 하락의 배경에 인플레이션과 실질임금 감소가 있다는 겁니다.

실질 임금이 줄면 두 가지 가능성이 생깁니다. 우선 소비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미국 경제의 3분의2는 소비가 차지합니다. 증시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데요.

긴축의 시계는 빨라지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상반되는 얘기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입장에서는 지속적인 고물가를 잡기 위해서는 최소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예정대로 한 뒤 금리인상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실질임금 감소, 저소득층에 더 큰 타격…추가실업 수당 중단에 정부 현금지원도 끊겨


또 하나의 가능성은 임금이 더 오르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부분은 아직 물음표입니다. 오르는 물가에 임금이 따라 오르고, 이에 맞춰 기업이 제품가격을 더 올리면 말 그대로 지속적이며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이 생깁니다.

하지만 여전히 월가에서는 노동조합의 힘이 예전 같지 않고 현재의 노동자들의 협상력도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봅니다. 아직 구직자 위주의 고용시장이지만 학교 개학과 추가 실업수당 중단 등으로 일하러 나가야 하는 상황이 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코노믹 폴리시 인스티튜트에 조시 비벤스는 “노동자들은 지금의 협상력을 잃게 될 것”이라고 점쳤는데요.



중요한 것은 저소득층입니다.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지난 달 최저소득(하위 25%) 노동자의 연간 기준 임금 상승률은 4.8%였습니다. 2002년 이후 가장 높은데요. 최상위 소득층은 2.8%에 그쳤습니다.

실질 임금 감소의 부정적 영향은 저소득층에게 더 크다. 절대 급액 자체가 적은 데다 물가가 많이 오른 식료품과 에너지 지출비중이 높은 탓이다. /로이터연합뉴스


하지만 부정적 영향은 저소득층에 더 큽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식당과 호텔 접객 등의 분야에서 일하는 최저소득층의 8월 실질 소득은 전년 대비 0.5% 쪼그라들었었습니다. 고소득층의 경우 상대적으로 더 감소할 수 있지만 실질임금 마이너스에 따른 체감기온은 저소득층이 훨씬 낮습니다.

실제 저소득층은 식료품과 에너지, 주거비용 지출비중이 높습니다. 8월 CPI에서 식품과 에너지를 빼면 전월 대비 0.1%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거꾸로 식품과 에너지 상승폭이 크다는 얘기죠. 연간 소득이 4만 달러 미만인 가구는 수입의 9.8%를 식료품에 지출하는 반면 고소득 가구는 7.1% 수준입니다.

미국 집값 폭등에 따른 렌트비 인상도 저소득층에 직격탄인데요. 직방 같은 사이트인 질로우는 집을 살 수 없는 사람들과 사무실 출근인력이 늘면서 7월 임대료가 전년 대비 9.2%가 올랐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이달 들어 추가실업수당 지급이 끊기고 연방정부의 현금지급도 추가로 나오지 않으면서 저소득층은 가처분소득이 줄고 있는데요.

실질임금 마이너스, 그것도 저소득층이 힘들어지는 상황은 정치적으로 상당한 부담입니다.

“美 자동차 판매대수 하락 반도체 때문만은 아냐…전기차 대기수요 크다”


이제 캐시 우드 CEO의 얘기를 집중적으로 다뤄보겠습니다. 그는 이날 자동차 판매지표에 대한 언급을 많이 했는데요. 캐시 우드는 “연환산 기준 미국 내 자동차 판매량이 4월에 1,800만 대로 정점을 찍은 뒤 8월에는 1,300만 대까지 떨어졌다”며 “자동차 제조업체는 반도체칩 부족이 원인이라고 하지만 2019년 1,700만 대에서 지난해 1,500만 대 지금 1,300만 대로 2년 간 계속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의 생각은 미국의 자동차 판매대수 하락의 원인이 반도체가 아니라 전기자동차라고 봅니다. 캐시 우드는 “우리는 이것이 오직 반도체 부족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차고에 차가 꽉차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생각한다. ‘다음 차는 뭐로 할까?’. 우리는 소비자들이 ‘전기차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거나 ‘전기차가 충분히 싸질 때까지 지켜보겠다’고 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는데요. 차를 바꾸려는 이들이 몇 해만 더 있으면 가격이 더 싸고 완전한 전기차를 살 수 있다는 계산에 구매를 꺼린다는 것이죠. 꼭 경기나 반도체 부족 때문이 아니라는 겁니다.

캐시 우드는 미국 내 자동차 판매대수 감소가 반도체 칩 부족 때문만이 아니라 전기차 구매를 위한 잠재수요가 크기 때문이라고 본다. /시카고=김영필 특파원


‘3분 월스트리트’에서 여러차례 설명드렸듯 캐시 우드는 인플레는 일시적이며 기술혁신에 의한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는 사람입니다. 갈수록 싸지는 전기차가 내연차의 가격을 끌어내릴 것이고 이는 전체적인 물가하락에 기여한다는 논리죠. 그리고 이런 혁신이 앞으로 5년 간 더 많은 매출과 수익을 기업에 가져다 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는 반도체칩도 주기적으로 디플레이션 요인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해 반도체 가격이 오르기도 하지만 내리기도 한다는 건데요. 캐시 우드는 “이미 D램 가격이 떨어지고 있다. 우리가 보는 자동차 산업에 관한 관점이 옳다면 그들은 너무 많은 반도체를 주문했고 (판매 부진에) 쌓여있는 재고를 보게 될 것”이라며 “이는 수익에 주기적으로 타격을 줄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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