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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임대차법 1년, 왜 국민이 '심판' 받나

양지윤 건설부동산부 기자





“전셋값을 급등시킨 부동산 정책 담당자의 징계와 처벌을 청원합니다.”

최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한 40대 무주택 가장의 호소문이다. 그는 “도둑질을 하지 않고, 강도질을 하지 않고, 마약을 팔지 않고, 사기를 치지 않고, 합법적으로 1년 남짓 동안 2억 5,000만 원을 벌 수 있는 일, 어떤 게 있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새 임대차법이 시행된 지 1년이 흐른 가운데 우려했던 대로 부작용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 7월 말 새 임대차법 본회의 표결 직전, “반드시 심판을 받을 것”이라던 한 야당 의원의 일갈이 생생하다.



임대차법은 전세 시장을 빠르게 무너뜨렸다. 당장 이사 갈 전셋집을 찾지 못해 수년간 살던 터전을 떠나 외곽으로, 빌라로 밀려났다. 전세가는 치솟았다. 1년 전까지만 해도 3억 원이던 전셋값이 5억 원이 됐다. 도저히 상승분을 감당할 수 없는 세입자는 한 달에 수십만 원, 많게는 백만 원이 넘는 월세를 내며 ‘반전세’를 살아야 했다. 집주인들 사이에서는 ‘합법적으로 세입자를 내보내는 방법’이 공유됐다. 전월세상한제에 걸려 미처 못 올린 임대료를 뒷돈 형식으로 요구하는 경우도 생겼다. 일부 세입자들은 ‘집을 빼주는 대신 수천만 원의 위로금을 달라’며 집주인을 압박했다. 임대차법 시행 1년 만에 벌어진 일이다.

사실 이 모든 것은 예견됐다. 임대차법 시행 전부터 전문가들은 ‘임대차법은 필연적으로 전세난을 심화시킨다’며 경고의 목소리를 냈다. 당시 한 전문가는 기자에게 “임대차법이 시행되면 그나마 저렴하던 재건축 전세 등 모든 주택의 임대료가 시장 상황에 상관없이 상승할 것이다. 아파트 입주 물량도 앞으로 더 줄어드는 추세라 전세난은 더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그리고 이런 우려는 그대로 현실이 됐다.

임대차 시장은 황폐해졌는데 정작 법을 탄생시킨 정부·여당은 평온하다. 정부는 “계약 갱신률이 높아졌다”는 셀프 칭찬으로 성과를 추켜세웠고, 법을 통과시킨 여당은 1년 만에 ‘보완 입법’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전세난을 만든 사람은 따로 있는데 정작 그 ‘심판’은 국민이 받는 상황이 씁쓸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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