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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외칼럼
[공감] 런던 동네수영장의 기적




“나이가 들면 몸이 예전만큼 말을 듣지 않는다. 하지만 수영을 할 때 기술을 제대로 구사하면 하늘을 나는 것 같다. 나는 손주들을 수영장에 데려가는데, 네 살짜리 손녀는 물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내고 수영하는 법을 혼자 터득했다. 아이가 여유롭게 물속을 떠다니며 팔다리를 쭉 뻗은 모습은 꼭 별을 보는 것 같았고 마치 “나는 세상을 믿어요”라고 말하는 듯했다. 더할 수 없이 행복했다.” (매들린 월러, ‘수영하는 사람들’, 2019년 에이치비 프레스 펴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한 동네 야외 수영장. 1988년 이용객 감소로 문을 닫은 이래 흉물처럼 버려져 있던 이 수영장이 재개장되자 동네 주민들이 하나둘 찾아오기 시작했다. 사진가 매들린 월러는 ‘실패의 상징’처럼 텅 비어 있던 이곳에 화사한 수영복을 입은 이들이 몰려와 지친 몸을 적시고 파란 천국으로 만들어가는 광경을 사진과 인터뷰로 담았다. 수영복을 입기 전과 후의 사진을 나란히 찍어 수영하는 순간의 기쁨과 변신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했는데, 어떤 이들은 마치 딴사람 같다.

한 여행사 직원은 이 수영장이 ‘도시의 삶을 견디게 해준다’고 말한다. 영화 제작자는 만삭의 몸으로 수영복을 입고는 ‘수영을 할 때 온전히 나와 아기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고, 물속에서 춤을 출 수 있다’고 말했다. 사업가는 ‘물에는 정화하는 힘’이 있다며 수영이 인생의 최우선순위를 나로 만들어준다고 말한다. 버스 기사는 런던에서 운전을 하다 보면 아무도 나를 신경 쓰지 않는다는 생각이 드는데 수영이 ‘자긍심’을 갖게 해준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65세의 할머니 아티스트가 속삭인다. 수영은 지상에 묶인 우리를 날게 해준다고. 수영하는 사람이 사지를 쭉 뻗어 수면에 떠오를 때면 밤하늘에 솟아난 ‘별’처럼 보인다. 올여름 코로나 위기로 인해 수영장에 직접 가기 어렵다면 이 책에서 ‘푸른 별’이 된 사람들의 눈부신 날갯짓을 보며 더위를 쫓는 것도 좋겠다./이연실 문학동네 편집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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