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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용]"해변에 웬 바위만한 스티로폼이···" '김제동과 어깨동무'와 함께한 줍깅

※ 환경을 생각하는 뉴스레터 '지구용'에 게재된 기사입니다.[구독링크]





요즘 줍깅(또는 플로깅)을 하시는 분들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기업이나 지자체에서도 자체적으로 줍깅 행사를 마련해 진행하기도 하는데요, 참가자들의 호응도 높은 편인 듯합니다. 오늘은 여러가지 공익 활동과 친환경활동을 활발하게 펼치고 있는 '김제동과 어깨동무'와 함께한 충남 태안 달산포 해변 줍깅 행사를 소개할까합니다. 국립공원인데도 해변 곳곳에 숨은 쓰레기가 어마어마했습니다.

태안 달산포 해변 입구에는 해양폐기물을 수거하는 장소도 마련돼 있어요. 그런데 이 곳보다는 해변에 더 많은 해양폐기물들이 버려져 있었어요. /이종호 기자 phillies@sedaily.com


전국적인 폭우 예보가 있었던 지난 3일. '김제동과 어깨동무'이 진행하는 태안국립공원 달산포 줍깅에는 20여분 정도 참석했습니다. 김제동과 어깨동무'는 공익활동을 하는 사단법인입니다. 여러가지 좋은 일을 많이 하는 곳이더군요.(이곳을 누르면 더 잘 알 수 있습니다.) 바닷가와 강가에서 진행하는 줍깅, 부족한 농촌 일손을 더하는 농활원정대, 수혜복구 자원활동도 하고, 기부활동도 활발하게 펼치고 있습니다. 지난 겨울에는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의료진에게 목도리도 선물하고 학교를 가지 못하는데 온라인 기기가 부족해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어린이 친구들에게 온라인 기기를 보내주기도 했습니다.

이사장인 김제동 님은 가끔 20~30대 청년들과 함게 '툭터유'라는 '한밤의 토크쇼(?)'도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방송활동이 뜸해진 뒤에 어깨동무를 만든 줄 알았는데 훨씬 이전부터 준비하고 있으셨습니다. 요즘에 방송에서 잘 볼 수가 없는데 이 곳에서는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을 이어가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달산포 해변까지 오지 못한 분들은 집 주변에서 줍깅을 한다고 하시네요. 김제동(왼쪽)님이 스마트폰으로 그분들과 인사를 하고 있어요. /이종호 기자


달산포 해변은 넓습니다. 2주전 다녀왔던 속초 등대해변보다 2~3배는 돼 보였죠. 집에서 줍깅용 가방이랑 집게를 챙겨왔는데 아무짝에도 소용없었습니다. 쓰레기가 무척 많고 너무 커서 가져온 가방에 담으려니 금새 넘쳐흘렀기 때문이죠. 본격적인 줍깅에 앞서 달산포에는 못오셨지만 자신의 집 근처에서 줍깅을 하시는 '회원님'들과 랜선으로 인사도 나누기도 했습니다.

‘김제동과 어깨동무’에서 준비해 놓은 집게와 마대를 들고 청소를 시작했습니다. 취재 차 참여한 기자지만 그래도 나름 열심히 청소를 했습니다. 옆에서 대여섯살 쯤 되는 어린 친구들도 열심히 청소하는 터라 '게으름'을 피울 겨를이 없었습니다. 마스크를 써 숨은 턱까지 차올랐고, 땀은 늘 그렇듯 비 오듯 흘렀어요. 의욕 넘치게 시작했지만 말 수는 서서히 줄어들더군요. 그래서 취재는 뒷전이고 결국 묵묵히 청소만 했습니다.

이렇게 해변 곳곳에 밧줄과 그물 조각들이 널부러져 있었어요. 본격적인 피서철이 되면 생활쓰레기도 넘쳐나겠죠?/이종호 기자


속초는 관광객이 많아서 그런 거였을까요? 속초 해변에는 음료수나 담배꽁초, 폭죽 쓰레기가 참 많았는데요. 달산포 해변에는 생활쓰레기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고기잡이 도구들이었습니다. 서해가 밀물과 썰물의 차가 심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바다 속을 떠돌아 다녀야 할 어구 쓰레기들이 서해에서는 밀물 때 해변까지 끌려왔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청소를 하고 있으면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더군요. 오히려 '해변까지 밀려와서 주울 수 있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라는 고마움도 느꼈습니다.

바위처럼 생겼지만 거대한 스티로폼 덩어리에요. 고기잡이 용도로 쓰였겠죠? 해변 곳곳에 저런 거대한 스티로폼 쓰레기가 널려 있어요./이종호 기자




줍깅에 참여하신 분 중 한 분도 영화 '씨스피라시' 얘기를 해주셨는데, 정말 대부분의 쓰레기들이 낚시 도구들이었습니다. 특히 부표 등에 쓰는 스티로폼 덩어리들이 해변 곳곳, 하지만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숨겨져 있었습니다. 침대 매트리스만한 녀석들부터 부서져 손가락으로 집어야 하는 크기까지 정말 스티로폼 조각들이 많았습니다. 줍기가 너무 힘들었어요. 갖가지 밧줄과 그물 조각들도 해초와 엉켜서 해변 안쪽 키 낮은 풀숲까지 들어와 있더군요. 아마 배 위에서 그물을 수선하면서 버린 조각들이 아닌가 합니다. 이런 어구 쓰레기들을 줄이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 해변 줍깅에 참여해 청소를 하더라도 아무 소용없는 건 아닐까라는 비관적인 생각도 들었습니다. 해양 쓰레기 투기를 좀 더 적극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쓰레기 많죠? 2시간 남짓 청소했는데 저런 쓰레기 더미를 7~8군데 만들어 놨어요. 저희가 쓰레기를 이렇게 한 곳에 모아두면 관리하시는 분들이 트럭을 가져와 수거해 가신다고 했어요. 이 분들도 열심히 관리를 하지만 광활한 해변에 비해 일손이 턱없이 부족하대요./이종호 기자


그래도 스티로폼이나 그물 조각은 눈에 잘 보이니까 다행인데, 캔이나 비닐봉지 같은 생활 쓰레기는 모래 속에 푹 파묻혀 있거나 풀 숲 사이 잘 안 보이는 곳에 숨겨져 있어 청소하기가 여간 힘든게 아니었습니다. 누군가 파묻어 놓은 것일 수도 있고, 밀물에 밀려왔을 수도 있겠죠. 해변을 청소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그런 얘기들을 하시더라구요. "버릴 거면 눈에 보이는 곳에 버려달라"고 말이에요. 그래야 청소하기 쉽거든요. 쓰레기를 함부러 버리는 일이 잘못됐다는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오히려 사람들을 더 힘들게 하는 결과를 낳은 것은 참 아이러니하더군요. 속초의 김현아 작가님도 그러셨지만 해변을 청소하다 보면 '불끈불끈' 솟구치는 '분노'와 비슷한 감정은 언제나 마찬가지인 듯 했습니다.

어린이 친구가 '득템'을 했어요. 얼마나 해안가 모래 속에 파묻혀 있던 걸까요? 플라스틱 병에 따개비같이 생긴 녀석들이 빼곡하게 붙어 있네요./이종호 기자


한 시간 쯤 지나니 '잠시 쉬고 하겠습니다'라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허리를 펴고 한숨 돌리고 김제동님 옆자리에 앉았습니다. 친절하게 앉아있던 마대를 저한테 내어 주셨습니다. 방송 출연이 뜸해진 것에 대해, 악플에 대한 생각 등 두런두런 얘기를 많이 나눴어요. 사실 제동님은 정치적 성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수많은 악플에 시달려 왔죠. 저 같았으면 화도 많이 났을텐데 의외로 덤덤하시더라구요. "다 내가 한 일의 결과인데 좋은 뜻으로 했든 나쁜 뜻으로 했든 내가 한 일이 사람들한테 다 좋은 뜻으로 받아들여질 수는 없지 않나"라고 했습니다. 속상한 마음도 있기는 한데 사정이 있겠지. 그렇게 생각 안하면 자신이 힘들다고 하시더라구요.'톡투유'를 참 즐겨봤던 탓에 토크콘서트 다시 해보고 싶은 생각이 없으시냐고 물어봤습니다. 일단 지금은 코로나19가 심해서 그렇게 사람들이 한 곳에 모여 무언가를 하는 건 어렵다고 하시네요. 그래도 기회가 된다면 "자신을 찾는 사람이 있고 자신도 필요하게 되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쉬는 시간에 김제동님과 두런두런 얘기도 나눴어요. 땀에 절여진 모습이네요./이종호 기자


이야기를 이어가던 중에 주위를 둘러보니 다른 분들은 다시 줍깅을 시작하셨더라구요. 저희도 엉덩이를 털고 일어나 다시 청소를 시작했습니다. 30분 정도 지났을까요. 드디어 예고된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흘렀던 땀이 빗물과 섞이는 정말 이날 달산포 줍깅은 저 혼자 다 한 듯한 모습을 하게 됐습니다. 줍깅을 함께 하셨던 분들도 기자의 모습을 보고 '정말 열심히 청소한 것 아니냐'며 농담을 건네시더군요. 청소를 마무리하고 단체 사진을 찍고 다시 해변 입구로 나오면서 오늘 줍깅한 흔적들을 보니 정말 어마어마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태안은 국립공원인데도 이 정도인데 우리나라의 다른 해변들은 얼마나 심할까라는 안타까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집게를 들고 나름 열심히 청소하던 꼬마 친구는 어느샌가 모래로 장난을 치고 있네요./이종호 기자


'김제동과 어깨동무'의 줍깅에 참 인상적인 부분이 가족과 함께 참여하신 분들이 많다는 점이었어요. 어린 친구들은 처음엔 장난도 많이 치고 청소를 하려나 싶으면 어느 샌가 모래 장난을 하고 있기도 했어요. 그래도 '최대한 많이 줍고 가겠다'는 당찬 모습에 학교에서 배우는 이상의 것을 이 곳에서 가져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재단에서 줍깅은 매달 한 번씩 한다고 합니다. '김제동과 어깨동무'와 함께 '줍깅' 한 번 나가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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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전략·콘텐츠부 팀지구용 기자 use4u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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