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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사내칼럼
[만파식적] 글렌코어




2011년 5월 베일에 가려 있던 기업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세계 최대 원자재 공룡’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던 글렌코어가 런던과 홍콩의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것이다. 단숨에 100억 달러를 조달했는데 그해 기업공개를 단행한 기업 중 최대 규모였다.

창업자 마크 리치는 1934년 벨기에에서 태어난 유대인이다. 1941년 미국으로 건너가 무역 회사에서 일했고 1974년 자신의 이름을 딴 무역 회사 ‘마크리치앤드코’를 세웠다. 1970년대 석유 파동 당시 중동에서 원유를 사들여 미국 회사에 비싼 가격으로 되팔면서 막대한 이윤을 남겼다. 하지만 이란·쿠바 등과 거래하는 과정에서 불법 의혹이 드러나 사기, 조세 포탈 등 혐의로 법정에 서게 됐다. 그는 검찰 기소를 피해 스위스로 도피했다. 1994년 회사 임원진이 국제 수배자가 된 창업자에게 경영에서 손을 뗄 것을 요구하자 당시 석탄 부문 사업장을 맡고 있던 이반 글라센버그가 최고경영자(CEO)에 올라 지금까지 회사를 이끌고 있다.



당시 사명이 글렌코어로 바뀌었는데 ‘글로벌 에너지 상품 자원(Global Energy Commodity Resources)’의 약칭이다. 글렌코어는 현재 전 세계 아연 채굴 및 중개 시장의 60%를 점유하며 구리와 납 시장에서도 각각 50%, 45%를 차지하고 있다. 적도 기니·카메룬의 석유 및 가스 채굴권과 러시아 에너지 대기업 로스네프트 지분도 갖고 있다. 북극권부터 호주 사막까지 글렌코어의 손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글렌코어가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코발트 생산을 재개하기로 했다. 반도체 공급난에 코발트 가격이 급등하자 2년 만에 광산 문을 열기로 한 것이다. 앞서 글라센버그 CEO는 “코발트 공급망을 확보하지 못하면 미국·유럽의 자동차 산업은 중국에 밀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니켈·코발트·리튬 등 전략 자원 확보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주요 원자재의 90% 이상을 해외에 의존하는 우리나라는 정권에 따라 갈지자 행보다. 정치 논리에 휘둘리지 않고 해외 자원 개발을 일관성 있게 적극 추진해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

/정민정 논설위원 jmin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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