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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택공사비·완공시점 보장 안 돼…테이퍼링 압력 더 높이는 공급난 [김영필의 3분 월스트리트]

미국 주택의 중위가격이 35만 달러를 넘어섰다. /AFP연합뉴스




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한때 개당 3만 달러 선이 무너졌던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3만2,000달러 대로 올라서면서 상승했습니다. 나스닥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는데요.

월가에서는 자유낙하까지는 아니지만 비트코인이 고난의 길을 갈 것이라는 쪽과 여전히 더 오를 것이라고 보는 이들이 맞섭니다. 대표적인 암호화폐 강세론자인 펀드스트랫의 톰 리는 이날도 연말 10만 달러 전망이 가능할 수 있다고 했는데요. 암호화폐의 변동성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을 듯합니다.

어쨌든 이날 미국 주택시장에 대한 소식이 시장의 이슈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주택시장 상황과 통화정책에 대한 영향을 전해드리겠습니다.

주택업자 40여년 만에 표준계약 방식 바꿔…주택 중위가격 35만 달러 돌파


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지난달 기존주택 매매건수는 580만 건으로 중위가격은 35만300 달러(약 3억9,700만 원)로 집계됐습니다. 35만 달러를 넘은 것은 처음인데요.

눈여겨 볼 것은 상승률입니다. 전년 동월 대비 무려 23.6%나 폭등했습니다. 역대 최고치인데요.

미국은 지난해 코로나19에 교외에 나가서 거주하려는 수요가 늘어났고 올 들어 목재를 포함해 원자재 공급난이 겹치면서 주택공급이 크게 부족합니다. 교민과 주재원들이 많이 사는 뉴저지만 해도 이제는 뉴욕주 인근까지 나가야 집을 구할 수 있는 형편이라는 점, 몇 차례 전해드린 바 있는데요. 실제 5월에 매물로 나온 기존 주택은 123만 가구로 전년 대비 20.6%나 쪼그라들었습니다. 공급은 적고 수요는 많으니 당연히 가격이 오를 수밖에요.

미국 뉴저지주의 아발론 아파트. /아발론


중요한 것은 공급난이 당분간 해결될 기미가 안 보인다는 점입니다. 일각에서는 목재가격이 안정세를 되찾고 있어 여름이 지나면 공급난이 해소되지 않겠느냐고 보지만 상황이 만만치 않습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조지아와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는 주택건설업자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에 표준계약을 바꿨다고 합니다. 즉 계약할 때 확정가격과 언제까지 다 짓겠다는 두 가지 항목을 약속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가격이 내려갈 일은 없을 거고 원자재값이 오르면 계속 이를 반영해서 가격을 올리겠다는 뜻이죠. 한 번 오른 원자재 가격도 금세 안 내려 옵니다. 최소한 해당 가격에 구매한 재고를 다 처리해야 하죠. 건설기간이 늘어나면 그게 또 다 돈입니다.

당초 생각했던 공사비가 10억원이었는데 이게 12억원이 되고 15억원이 되면 집을 짓다가 중단하거나 아니면 돈을 더 구할 때까지 건설을 일시 중단할 수밖에 없습니다. 공급난이 더 심해지는 셈이죠.

로젠컨설팅그룹에 따르면 2001년부터 2020년까지 미국에서는 연평균 122만5,000채의 신규 주택이 공급됐는데, 이는 1968년부터 2000년까지의 평균치(150만 채)보다 27만5,000채나 부족합니다. 이를 역산하면 지금도 550만채의 신규 주택이 필요하다는 얘깁니다.

주택가격 월세에 파급효과…월세가 오르면 물가도 꿈틀


주택가격 상승은 홀로 끝나지 않습니다. 그동안 ‘3분 월스트리트’에서 월세 상승이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사이사이 말씀드린 바 있지만 최근 주택가격이 심상치 않은 만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다시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집값이 상승하면 내집을 사지 못한 이들이 렌트시장으로 나오게 됩니다. 수요가 많아진다는 뜻이죠.

또 집을 사거나 신축하는데 전보다 더 많은 돈이 듭니다. 집주인이나 임대업자 입장에서는 그 비용을 렌트를 통해 만회해야겠지요. 당연히 월세가 오르게 됩니다. 미국 대도시 지역은 현재 월세가 5~10% 안팎씩 올랐습니다. 지난 4월 기준 미국의 싱글 하우스(단독주택) 렌트비는 전년 대비 5.3% 폭등하기도 했죠. 주거비용은 소비자물가지수(CPI)에서 30%를 차지하는데요.

미국에서는 임금인상과 인플레이션이 악순환이 반복될지에 대한 찬반 의견이 갈린다. /연합뉴스


이제 다시 세들어 사는 노동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겠습니다. 렌트가 오르면 노동자들은 급여인상을 요구하게 됩니다. 지금 미국의 구인난이 심각하지요.

일부 전문가들은 임금인상은 제품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게 되고 이것이 다시 임금인상을 불러와 1970년대식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재현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논란이 많은데 지금의 노동조합의 결속력이 예전 같지 않아 체계적이며 조직적인 임금인상은 불가능하다는 반론이 맞섭니다. 연준과 재무부가 이쪽이죠.

어쨌든 완화적 통화정책이 주택시장 붐에 일조하는 것만큼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주택가격 상승이 렌트와 임금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준의 고민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는데요.

이미 2023년에 금리를 두 차례 올리고 테이퍼링(자산매입축소) 논의를 시작한 상황이지만 계속되는 주택가격 상승은 연준의 통화정책 변경에 대한 압력을 더 높입니다. 앞으로 주택 관련 부분이 갈수록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무엇을 얼마나 감축할지에 대한 판단에도 영향을 줄 겁니다. 현재 연준은 매달 국채 800억 달러, 모기지담보부증권(MBS) 400억 달러를 사들이고 있죠.

MBS 매입 대출금리에 영향 없다지만…“테이퍼링 조건 연말, 내년 초에 도달”


이날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블룸버그TV에 나와 “MBS 매입은 금융시장에 전반적인 신용 공급을 통한 안정을 위한 것이지 주택시장 직접 지원하기 위한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비슷한 얘기를 수차례 한 적 있습니다. 하지만 파월도 윌리엄스 총재도 이런 얘기를 하면서 찝찝했을 겁니다.

연준의 부인에도 MBS 매입은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낮춰 주택수요를 촉진하는 측면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당초 목적이야 어쨌든 연준의 MBS 매입, 즉 수요가 많아지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내려가고 이것이 주택수요를 늘리고 있다는 게 시장의 시각입니다. 2008년 금융위기 같은 때는 전반적인 시장 심리 안정효과와 함께 위력을 발휘하겠지만 주택시장이 활황인 지금은 되레 연준이 과열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습니다.

이와 관련해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은 총재는 연준의 MBS 매입이 국민들의 대출금리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했는데요. 그럼에도 그는 “지금은 연준이 자산매입 축소를 논의해야 할 때”라고 했습니다.
올 연말이나 내년 초에 테이퍼링을 위한 조건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인데요. 테이퍼링이 연말께 테이퍼링 실시가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입니다. 대비를 시작해야 하겠습니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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