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구 반포 일대 재건축 아파트들의 이주 절차가 본격화하면서 강남 전세시장이 꿈틀하는 분위기다. 최근 주춤한 듯 보였던 강남 아파트 전세가가 2주 연속 상승폭을 넓힌 것. 특히 반포동이 있는 서초구의 전세가 상승률이 전주 대비 껑충 뛰자 일각에서는 ‘강남 전세불안’이 되풀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가격동향을 보면 이번주 서초구 전세가 상승률은 전주(0.01%)보다 크게 오른 0.04%를 기록했다. 지난달 이주를 확정한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를 시작으로 신반포18차·21차, 반포주공1단지 3주구 등 4,000여 가구가 올 하반기 이주를 앞두면서 전세 수요가 급격히 늘어난 탓이다.
반포동에서 시작된 전세 상승 흐름은 강남 전반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최근 들어 보합과 하락을 거듭하며 약보합세를 이어가던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전세가 상승률이 2주 연속 오른 것이 그 방증이다. 강남구는 지난주 보합에서 이번주 0.01%로, 송파구는 0.02%에서 0.03%으로 각각 상승했다. 실제로 이들 지역에서는 ‘평당 1억원'짜리 전세 거래가 나오는 등 전세 신고가도 속속 포착되는 상황이다.
전세시장 불안 요인은 재건축 이주수요 뿐만이 아니다. 올해 공시가격 급등으로 가중된 다주택자의 세부담이 세입자에게 전가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3기 신도시 청약 대기수요로 전세 수요가 늘어났다는 점도 전세난에 일조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수도권 전세가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경기는 전주 0.11%에서 0.13%으로 상승했다. 시흥(0.60%)은 서울 접근서이 좋은 대야동의 전세가가 올랐고, 평택(0.38%)과 동두촌(0.34%)도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다만 신규 입주물량이 많은 과천은 이번주에도 하락(-0.08%)했다. 인천은 전주 대비 소폭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0.33%의 높은 상승률을 유지 중이다.
전세와 마찬가지로 매매시장도 강보합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0.09%)과 수도권(0.27%), 그리고 전국(0.23%)의 아파트 매매가가 지난주와 같은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한 것. 강남4구의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3주 연속 올라 0.14%를 기록했다.
특히 서초구는 반포·방배동 중대형 단지 위주로 매수세가 증가하며 0.19%로 올랐고, 강남구(0.13%)는 압구정·대치동 재건축 위주로, 송파구(0.15%)는 잠실동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했다. 노후 단지가 많아 재건축 기대감이 큰 노원구는 지난주 2년7개월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한 데 이어 이번주도 0.20%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다만 최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압·여·목·성’ 일대가 포함된 영등포구와 양천구는 토지거래허가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전주보다 줄어든 0.10%로 집계됐다.
인천은 송도신도시가 있는 연수구(0.68%)를 중심으로 0.53%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경기권 아파트의 경우 전주보다 0.01%포인트 오른 0.31%의 상승률을 보였는데, 교통호재 영향으로 시흥(0.90%)이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양지윤 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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