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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대 100분 기자회견’ 中 왕이, 日·印에 유화 제스처···韓은 ‘패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7일 기자회견에서 답변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7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연례회의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가진 내용에 대해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말들이 많다. 미국에는 중국의 기본 외교노선인 ‘관계 개선’을 촉구한 외에 중국과 직간접적으로 밀접한 이해관계를 맺고 있는 일본과 인도, 한국 등에 대한 대응이 크게 차이났기 때문이다. 일본과 인도에는 유화 제스처를 취한 반면, 한국과 북핵은 아예 언급도 하지 않고 지나갔다.

8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왕이 외교부장은 중국의 새 해경법에 대한 일본의 우려에 관한 일본 교도통신 기자의 질문에 대해 “어떤 특정한 나라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며 “중일 관계의 핵심은 인내를 유지하고, 단기적인 사건들로 혼란이 일어나도록 내버려 둬선 안 된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일본 정부와 언론은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해역에서 중국의 해경에 외국 선박에 대한 발포권을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한 새 해경법의 타깃으로 일본이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왕 부장은 또 양국이 도쿄 하계 올림픽과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최에 협력할 수 있다는 뜻도 밝혔다. 그는 “중일 관계의 개선은 양 국민과 지역의 안정과 평화에 상호 이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왕 부장은 인도에 대해서도 유화 제스처를 이어갔다. 그는 인도·중국 국경분쟁 상황에 대해 묻는 인도 PTI통신 기자에 대해 “중국과 인도는 실질적으로 세계 최대의 개발도상국”이라며 “서로 위협의 대상이나 경쟁자 대신에 친구이자 파트너가 돼야 한다”고 고 말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왕 부장의 전날 기자회견을 전하며 “왕이가 일본과 인도에 대해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기 위해 애를 썼다”고 평가했다.



왕 부장의 이러한 대 인도·일본 태도에 대해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조 바이든 미 행정부의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외교에 대응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일본과 인도가 포함된 ‘쿼드’를 주축으로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외교의 틀을 다시 짜고 있다. 미국의 인터넷 매체인 악시오스는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참석하는 쿼드 첫 정상회의가 이달 중 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7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화상 기자회견이 베이징 미디어센터에서 진행중이다. /EPA연합뉴스


한편 그동안 왕이 부장의 전인대 기자회견에서 매년 단골 질문이던 한국과 북핵 문제는 이번에는 빠졌다. 전날 기자회견은 1시간 40분 동안 진행됐고 중국 내·외신 기자 27명이 질문했는데 북한의 핵문제와 한중 관계와 관련한 질문은 아예 받지 않았다.

왕 부장은 북·미 대화가 교착 상태에 빠진 상태였던 지난해 5월 24일 전인대 회견에서 당시 연합뉴스 기자의 질문에 대해 “미국과 조선(북한)이 가능한 한 빨리 유의미한 대화를 재개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며 “미국과 조선 간에 소통과 대화를 유지하는 것은 반도문제를 해결하는데 중요한 전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북미 대화도 없고 미국은 오히려 쿼드를 통해 중국을 압박하려는 상황에서 일단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무관심으로 대응했다는 것이다. 미국의 새로운 제안을 기다리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한반도와 관련해서 이슈가 없다는 생각에 일부러 ‘패스’한 듯하다”고 말했다.

왕 부장의 기자회견은 화상 연결방식으로 진행됐는데 기자들은 베이징 미디어센터에 머물고 왕 부장은 한참 떨어진 인민대회당에서 질문에 답변했다. 양회의 핵심 행사인 전인대 회의는 현재 인민대회당에서 진행중이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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